[정정욱 기자의 머니게임] 일요일엔 외환 업무…평일엔 다문화 공간 활용

입력 2018-11-1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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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B하나은행의 ‘대곶 일요송금센터’ 개점식. 시중은행들이 일명 ‘포스트잇 점포’라 불리는 외국인 특화 탄력점포 확대에 한창이다. 사진제공|KEB하나은행

■ 외국인 고객 특화은행 ‘포스트잇 점포’를 아시나요?

KEB하나은행 등 탄력점포 오픈
외인 근로자 많은 공단지역 공략
상대적 낮은 비용으로 운영 장점


국내 거주 및 체류하는 외국인이 200 만명을 넘으면서 시중은행들이 이들을 겨냥한 특화 탄력점포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 개점한 외국인 특화 탄력점포들은 일요일에 주로 영업을 하는 등 영업시간이나 방식을 유연하게 운영하는 것이 특징. 그래서 ‘포스트잇 점포’라고도 불린다. 떼었다 붙였다 자유롭게 할 수 있는 3M사의 히트 사무용품 ‘포스트잇’처럼 수요가 많은 날만 영업하는 형태에서 착안했다. 주로 외국인 근로자가 많은 공단 지역에 많다. 이곳에서 일하는 외국인들이 평일에는 은행 업무를 볼 시간이 없어 일요일에 주로 본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송금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KEB하나은행이 4일 경기도 김포시에 개점한 ‘대곶 일요송금센터’는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운영한다. 외환송금, 환전업무를 주로 취급하며 일반 은행업무도 병행한다. 일요일만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특성을 감안해 평일과 토요일에는 점포를 외국인근로자와 다문화가정 간 친목도모 및 각종 교육 등 다목적 활용공간으로 개방한다.

KEB하나은행 측은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19개의 외국인 특화 탄력점포를 운영 중”이라며 “서울 대림동, 구로동, 혜화동 및 경기도 안산 원곡동 등 외국인 근로자 밀집지역 위주로 평일과 일요일 모두 문을 여는 ‘일요영업점’ 16개, 일요일에만 문을 여는 ‘일요송금센터’ 3개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은 평택 지역에 문을 연 우리은행의 ‘평택 외국인 일요송금센터’. 점포 명칭처럼 이곳도 일요일에만 영업을 한다. 사진제공|우리은행


KB국민은행은 지난달 경기도 평택시에 일곱번째 외환센터 ‘평택 외환센터’를 개점했다. 역시 일요일만 문을 열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외국인을 위한 환전 및 송금, 통장개설, 카드발급, 출국만기보험 지급대행 등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이곳은 일요일에 초급·중급 2개 반으로 구성한 ‘베트남 근로자를 위한 한국어 교실’을 운영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밖에 우리은행 역시 올 상반기 경기도 평택시에 일요일만 문을 여는 ‘평택 외국인 일요송금센터’를 오픈했다.

이처럼 시중은행들이 ‘포스트잇 점포’를 확대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고객을 유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무가 해외송금 등 특정 분야에 쏠려 있고 영업하는 날도 짧아 일반 은행점포와 비교하면 작은 규모로 운영할 수 있다. 통역을 포함한 소수의 직원이 일요일만 근무하면 돼 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또한 외국인 고객의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것도 한 몫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외국인 고객은 시중은행의 신성장 동력”이라며 “기존 해외송금과 환전 등에 한정했던 영업 분야를 점차 다양한 금융상품과 서비스 등으로 확대하고 있고, 이들을 위한 각종 이벤트 및 사회공헌 활동에도 적극적”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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