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수 기자의 여기는 파리②] 관객 500명뿐이었던 ‘파리한국영화제’…13년 후 ‘1만5000명’ 빼곡

입력 2018-11-14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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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한국영화제에 참석하기 위해 줄 서 있는 현지인들. 사진제공|파리한국영화제

2006년 유학생들 자발적으로 운영
“한국영화 영상기술력·다양성 인정”

한국영화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관심을 이끌어낸 주역이라 평가받을 이들이 있다. 2006년 유학생들을 중심으로 한국영화를 자발적으로 현지에 알려온 파리한국영화제 관계자들이다. 이들은 모두 아무런 대가 없이 13년째 영화제를 꾸려왔다.

영화제는 10월30일(이하 현지시간)부터 6일까지 파리 샹젤리제 피블리시스 시네마를 상영 거점 삼아 개막작 ‘안시성’을 비롯해 ‘1987’ ‘소공녀’ ‘너의 결혼식’ 등 모두 62편의 한국 장단편영화를 소개했다. 배우 최은희의 작품을 모은 회고전과 함께 ‘안시성’ 김광식, ‘1987’ 장준환, ‘소공녀’ 전고운 등 감독들을 직접 초청해 관객과 대화를 나누는 무대도 열었다.

4회 때인 2009년부터 일해 온 김아람 씨와 올해 처음 합류한 문준호 씨는 12일 “한국영화의 현재 흐름은 물론 다양성을 알리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김 씨는 “한국영화는 폭력적 반전 스토리라는 이미지를 얻기도 했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면서 “복합적 장르가 어우러지면서도 흥미롭게 이야기를 전개하는, 다른 의미의 다양성에 대한 평가가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안시성’ 등 대작의 경우 영상 기술력도 인정받고 있다”면서 여기에 ‘박화영’ ‘소공녀’ 등 “한국사회의 또 다른 이면”을 드러내는 영화에 대한 관심도 크다고 덧붙였다. 문 씨는 “로맨틱 코미디 ‘너의 결혼식’에 대한 반응도 뜨거웠다”면서 장르적 성과도 소개했다.

실제로 파리한국영화제는 첫 해 500명에 불과했던 관객이 해마다 늘어나 올해에는 모두 1만5000여명이 상영작을 관람했다. 관객의 대부분이 20∼30대라는 점도 전망을 밝게 한다.

하지만 이 같은 성과에도 이들의 고충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영화진흥위원회와 프랑스 한국문화원 그리고 일부 기업체로부터 후원을 받지만 운영기금은 늘 부족하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 40여명의 자원봉사 스태프가 영화제를 이끌고 있다. 이들 가운데 절반가량이 프랑스인들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현지인들의 자원이 늘고 있다.

이들은 “현지 배급사 측이 판권 구매를 문의해오기도 한다”면서 “앞으로 독립영화 등 다양한 한국영화를 소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파리(프랑스)|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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