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200억 자산가’ 류현진, 선발경쟁은 피할까?

입력 2018-11-1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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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류현진은 구단의 퀄리파잉 오퍼를 받아들이며 1790만달러(약 203억원)의 2019시즌 연봉을 받게 됐다. 고액 연봉자 반열에 올라섰지만, 무조건 선발진입을 장담할 수는 없는 처지다. 클레이튼 커쇼와 워커 뷸러 등 선발자원들이 워낙 막강해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LA 다저스 좌완투수 류현진(31)은 열흘간의 고민 끝에 13일(한국시간) 1년 1790만달러(약 203억원)의 퀄리파잉 오퍼(QO·Qualifying Offer)를 받아들였다. 이제 건강하게 새 시즌을 보낸 뒤 프리에이전트(FA) 시장으로 나가는 장밋빛 미래만 남은 듯하다. 연봉 200억원짜리 거물인 만큼 내년 시즌 선발진 합류 또한 기정사실처럼 보인다.

실제로 CBS스포츠는 14일 류현진의 QO 수용 소속을 전하면서 내년 다저스의 선발로테이션을 ‘클레이튼 커쇼~워커 뷸러~류현진~리치 힐~알렉스 우드’의 순으로 예상했다. 내년 시즌의 출발을 알리는 스프링캠프가 한참 뒤인데도 다저스의 5인 선발로테이션은 꽉 찼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다른 매체들도 이구동성으로 “류현진이 현명한 선택을 했다”며 전력누수가 없는 다저스 선발진의 깊이를 높게 평가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상황이 유동적이라고 보는 편이 옳다. 국내 팬들에게는 좀 거북스러운 얘기일 수도 있지만, 다저스 선발진이 막강한 만큼 류현진이 내년 시즌 내내 그 자리를 지키리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어디까지나 앞으로 본인 하기 나름이다. 이는 지난 2년간 다저스의 마운드 운용 실태와 류현진의 등판 패턴만 떠올려도 짐작할 수 있다.

클레이튼 커쇼(왼쪽 세 번째)-워커 뷸러(오른쪽 네 번째).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내년 다저스 선발진에서 확실하게 자리를 보장받을 투수는 커쇼와 뷸러뿐이라고 봐야 타당하다. 최근 수년간 하향세를 보여왔지만 커쇼는 다저스와 미국인들이 사랑하는 에이스다. 뷸러는 다저스가 미래의 에이스로 지목하고 공을 들이고 있는 투수다. “커쇼와 뷸러가 내년 시즌 다저스의 원투펀치를 맡는다”는 성급한 현지 언론 보도가 괜한 소리가 아니다. 다저스에선 커쇼를 제외한 다른 투수들의 경우 경력과 몸값이 통하지 않는데, 뷸러가 커쇼의 반열로 올라서는 중이라고 볼 수 있다.

우드는 2016년 18승의 커쇼에 이어 팀내 다승 2위(16승)였다. 올해도 9승7패, 평균자책점 3.68로 선방했지만 시즌 막판 선발진에서 제외된 데 이어 포스트시즌에는 불펜으로 기용됐다. 힐은 2017년부터 내년까지 3년간 총액 4800만달러, 연평균 1600만달러를 받는 고연봉자이지만 커쇼, 뷸러, 류현진에 이은 ‘넘버 4’일 뿐이다. 물론 이 또한 제 실력을 발휘했을 때의 얘기다.

우드와 힐의 사례에서 드러나듯 ‘1년 수입 200억원’의 자산가라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는 게 다저스의 마운드 사정이다. 마에다 겐타, 로스 스트리플링, 훌리오 우리아스도 언제든 선발진에 합류할 수 있는 만큼 류현진으로선 내년에도 스프링캠프부터 시작해 시즌 끝까지 선발진에서 생존경쟁을 펼쳐야 할 듯하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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