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강승호의 ‘2018 가을’이 무서운 이유

입력 2018-11-1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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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강승호. 스포츠동아DB

“하던 대로만 했다.”

SK 와이번스 강승호(24)의 뜨거웠던 2018년 가을이 더욱 무서운 이유다.

페넌트레이스 도중 LG 트윈스에서 SK로 트레이드된 강승호에겐 사실 큰 변화가 없었다. 바뀐 것은 출근길과 그가 입은 유니폼뿐이다. 트레이 힐만 감독은 강승호에게 “마음 편히 하고 싶은 대로 하라”는 말만 했다. 강승호는 14일, “시즌 중반 팀에 왔기 때문에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지적을 많이 하지 않으셨다. 대신 시즌을 마친 뒤 마무리 캠프에서 하자고 이야기 하셨다”고 돌아봤다.

강승호의 생애 첫 포스트시즌(PS)은 참으로 화려했다. 넥센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을 4타수 4안타(1득점 2타점)로 시작했고,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최종 6차전서는 2점 홈런을 쏘아 올려 팀 통산 4번째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2·3루를 오가면서도 연일 안정적인 수비를 선보였다. 특유의 담대한 성격이 효과를 냈다. 그럼에도 강승호는 PS를 치르는 내내 “누구나 할 수 있는 수비다. 공격면에서 더 도움이 되고 싶다. 아직 보여드릴 것이 많다”고 했다.

정경배 타격 코치는 강승호를 처음 만났던 순간을 잊지 못한다. 그는 “팀의 안과 밖에서 본 모습이 완전 달랐다. SK에 온 첫 날 연습하는 걸 보니 잠재력이 엄청났다”며 “몸도 좋고, 힘과 기술도 좋다. 홈런 20개는 충분히 칠 수 있다.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부분도 있지만, 훌륭한 소질을 지니고 있다. 내년엔 더 잘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SK에서 ‘우승’으로 자신감과 경험 모두를 장착한 강승호 역시 더욱 단단한 내일을 바라보고 있다. 그는 “아무래도 변화구 대처에 약점이 있다. 마무리 캠프에서 스윙 자세를 보완하고 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부족한 부분을 많이 채워야 한다”며 다짐했다.

“큰 경기 경험을 많이 한 덕분에 내년 시즌은 더 편한 마음으로 치를 수 있을 것 같다. 우승을 한 번 해보니 한 번으론 안 되겠다. 우승 반지로 한 손을 다 채우고 싶다”는 그는 SK의 현재이자 미래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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