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원 유씨엘 대표는 “고객사의 성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고객사들이 글로벌 뷰티 업체로 성장해 함께 성공스토리를 쓰고 싶다”고 했다. 사진제공|유씨엘
전 제품 제주서 생산…품질 관리 엄격
현재 35개 기업·170개 제품 인증 완료
2000여종 자생식물과 깨끗한 물 듬뿍
제주만의 스토리텔링도 마케팅 큰 힘
고객사와 함께 성공스토리 쓰고 싶다
자연산 소재와 천연유기농 원료를 사용한 저자극 자연주의 화장품이 인기를 끌면서 제주가 뷰티업계의 새로운 화두로 자리잡고 있다. 천혜의 자연환경, 그곳을 둘러싼 신비로운 이야기들이 화장품 마케팅의 매력 소재이기 때문이다. 너도나도 제주와의 인연을 내세우고 제주를 소재로 한 마케팅을 펼치면서 이런 흐름을 잘 정립하고 그 트렌드를 지역사회의 발전과 접목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다. 바로 제주화장품인증제가 대표적이다. 이지원 유씨엘 대표이자 제주화장품인증기업협회장을 만나 제주화장품인증제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제주화장품인증제도에 대해 궁금하다.
“제주 도지사가 지역 화장품 품질을 인증하는 제도로, 2016년 5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도에서 직접 체계적으로 품질관리를 함으로써 제주화장품의 브랜드 경쟁력을 향상하고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제주의 이미지를 보호해 신뢰성을 높이고자 마련했다. 현재 35개 기업, 170개 제품이 제주화장품인증을 받았다.”
-제주화장품인증제의 조건은 어떤가.
“제주산 원료를 5∼10% 이상 함유해야 하고 생산 전 공정이 제주에서 이뤄져야하는 등 엄격한 품질관리 절차를 거친다. 자연주의 화장품을 선호하고 제품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중시하는 소비자에게 합리적인 선택을 돕는 유용한 정보가 될 것이다.”
-제주화장품인증기업협회의 역할은.
“제주화장품인증제의 활성화를 도우며 지역경제 및 제주화장품 산업 발전에 보탬이 되고자 2017년 5월 공식 출범했다. 제주의 이야기와 원료를 하나로 녹인 진정한 제주화장품을 증명하려는 목표도 있다. 2018년 9월 제주도로부터 사단법인 설립을 허가받아 공신력 있는 단체로 첫발을 내딛었다.”
-협회 초대 회장인데 어떻게 운영할 계획인가.
“22개 회원사 대부분이 중소기업이라 제주화장품인증제도를 잘 활용하도록 노하우를 공유하며 상생하려고 한다. 제주의 화장품 산업은 원료와 관련된 1차산업과 생산제조의 2차산업, 더 나아가 관광, 서비스 등 3차산업을 복합적으로 아우른다. 제주화장품 산업의 육성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기여하겠다.”
-화장품 기업 대표로서 제주와의 인연이 궁금하다.
“제가 경영하는 회사 유씨엘의 화장품 생산 공장은 원래 인천 남동공단에 있었다. 생산기지를 확장하면서 제주에 새 공장을 짓게 된 것이 인연을 맺은 계기다. 2011년 제주테크노파크 바이오융합센터 내에 제주연구소를 설립했고, 2013년 도내 민간투자유치 1호로 애월읍 어음리에 친환경 화장품 공장을 지었다. 제주도의 맑은 공기와 물, 자생식물, 바다 생물자원이 화장품 산업에서 잠재 가치를 가진 소재가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이지원 유씨엘 대표. 사진제공|유씨엘
-제주에 공장이 있는 장점은 무엇인가.
“제주만 있는 화장품 소재와 제주서 자라서 효과가 더 강력한 소재를 발굴하고 원료화하는 데 유리하다. 현재 제주공장에서 이런 원자재를 다양한 화장품 제형으로 응용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제주만이 가진 매력을 활용해 소비자의 감성을 사로잡기 위해 스토리텔링에도 관심이 높아 개발하고 있다.”
-제주에서 만드는 화장품은 기존 자연주의 화장품과 차별점이 있나.
“화장품 산업의 성공 요소는 좋은 물과 잘 보존된 자연이다. 제주는 이러한 요소를 모두 지닌 천혜의 지역으로 화장품 산업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제주에 자생하는 식물은 약 2000종, 해양식물은 500종이다. 국내 식물 종의 절반 정도가 제주에 분포하고 있다. 또 화산암반수, 용암해수, 탄산수 등 다른 곳에는 없는 이색적인 물도 큰 장점이다.”
-제주화장품인증제품의 글로벌 시장 진출 방안은.
“요즘은 해외 소비자들은 한국산이라고 무조건 구매하지 않는다. 그들도 한국산 각 브랜드의 특징과 효능 등을 따지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제주화장품이 갖는 독특함은 분명 큰 이점이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그 가치와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게 급선무다.”
-제주화장품인증제도의 활성화를 통해 유씨엘이 얻는 이점이 있나.
“당장의 이익보다 제주화장품인증제의 파이를 키워 가치를 높이고 싶다. 제주화장품인증제품이 유명해지면 아무래도 유씨엘 제주공장에 제품 생산을 의뢰하는 고객사들이 늘어나지 않을까라는 긍정의 느낌은 있다.”
-최근 이탈리아 화장품 제조사 고타와 국내 생산·공급의 독점 계약을 체결했다.
“고타의 제조 노하우와 트렌디한 제형을 접목한 프리미엄 색조 화장품을 고객사에 쉽고 빠르게 공급할 수 있게 됐다. 해외 공급처를 이용할 때 발생하는 시간과 비용 등 물리적 한계와 불편함도 최소화했다. 무엇보다 선진 기술이 담긴 고품질의 메이크업 제품을 국내 고객에게 합리적 가격에 제공할 수 있게된 것이 큰 의의다.”
-유씨엘이 화장품 제조사로서 목표가 있다면.
“남들에게 이익이 돼야 내게 이득이 된다는 생각으로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고객사의 성공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다수 고객사들이 글로벌 뷰티업체로 성장해 함께 성공스토리를 쓰고 싶다.”
● 이지원 대표
▲ 연세대 공학대학원 생명공학과 졸업
▲ 한국여성디자이너협회(KWDA) 부회장
▲ 제주도 화장품산업 진흥위원회 위원
▲ 제주화장품 인증기업협회 회장
▲ 2017년 제주 중소기업 유공자 포상 전달식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표창 수상
유씨엘 제주공장. 사진제공|유씨엘
■ ‘유씨엘’은 어떤 기업?
화장품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ODM(제조자개발생산) 제조업체로, 에이프릴스킨, 닥터지, 더샘, 잇츠스킨 등 여러 브랜드를 생산 중이다. 화장품 원료, 제형, 임상, 품질관리 및 생산까지 고객 맞춤형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한다. 인천 남동공단과 제주 애월읍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인천 공장은 바이오 및 기능성 화장품, 헤어케어 등에 특화했다. 제주는 스킨케어 연구소와 천연 소재개발 연구소를 운영해 제주의 특색과 스토리를 입힌 천연유기농 화장품을 생산 중이다. 최근 이탈리아 화장품 제조사 고타와 제품 개발 및 국내 생산 공급에 독점 계약을 맺으며 메이크업 시장에도 진입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