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고비 넘은 신인왕 강백호, 다시 시험대 위로

입력 2018-11-2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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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친 KBO 최우수선수(MVP)와 최우수신인선수를 선정하는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시상식’이 19일 르메르디앙 서울에서 열렸다. KBO리그 MVP 선정된 두산 김재환과 신인상 kt 강백호(왼쪽)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두 차례의 고비에도 ‘괴물 신인’은 역사를 남겼다. 이제 신인을 떼고 진정한 괴물이 될 차례다. 강백호(19·KT 위즈)는 다시 한 번 시험대 위에 선다.

강백호는 19일 서울 르메르디앙 호텔에서 열린 2018 KBO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받았다. 138경기에서 타율 0.290, 29홈런, 84타점을 기록하며 고졸신인 최다 홈런 기록을 다시 쓴 그의 신인상 수상에는 이견이 없었다. 득표수가 관건이었는데, 555점 만점 중 514점을 받았다. 2위 김혜성(넥센 히어로즈·161점)을 세 배 이상으로 따돌렸다. 강백호는 “시상식이 데뷔전보다 더 떨렸다. 신인왕 자체가 영광스럽다. 만장일치는 내 의지와 무관한 영역이라 욕심내지 않았다”는 소감으로 입을 열었다.


성적과 임팩트 모두 압도적이었다. 개막전 데뷔 첫 타석에서 지난해 20승 투수 헥터 노에시(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홈런을 때려내며 시작된 시즌. 강백호는 1994년 김재현이 작성한 고졸신인 최다 홈런(21개) 기록을 24년 만에 갈아 치웠다. 아울러 고졸신인 최초 3연타석 홈런(9월 20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 한 경기 최다 타점(6타점)도 새로 썼다.

그렇지만 순탄하지는 않았다. 스스로 꼽은 두 차례 슬럼프는 4월과 9월이었다. 강백호는 3월 7경기 타율 0.370, 4홈런, 10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하지만 4월부터 5월 19일까지 36경기 타율 0.222, 1홈런, 11타점에 머물렀다. ‘신인의 한계’라는 이야기부터 ‘2군행’ 언급까지 나왔다. 하지만 강백호는 채종범 전 KT 타격코치와 함께 매일 영상 분석을 하며 이를 극복했다.


두 번째 슬럼프는 기록에 대한 압박이었다. 강백호는 1996년 박재홍이 세운 신인 최다 홈런(30개) 기록을 깰 것으로 여겨졌다. 겉으로는 매번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지만 그럴 리는 만무했다. 결국 대기록에 하나가 부족했다. 강백호는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지만 그렇게 아쉬움이 남아야 이듬해 또 다른 목표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의연함을 드러냈다.

‘기대 반 걱정 반.’ 1년 전 이맘 때 KT 지명을 받은 강백호에 쏠리던 시선이었다. 강백호는 “편견을 깼다. 지난해는 기약 없는 도전이었다면 이제는 구체적으로 포커스를 맞출 수 있다. 부담이 덜할 것 같다”며 겨우내 벌크업에 매진할 것을 다짐했다.

9위에 그친 KT의 시즌이 마무리된 뒤 열린 포스트시즌(PS)과 시상식은 또 하나의 동기부여가 됐다. MVP를 수상한 김재환(두산 베어스)을 보면서 강백호는 또 다른 다짐을 했다.

“평소에도 (김)재환 선배를 좋아했지만, MVP 수상을 보고 감명 받았다. PS도 매 경기를 챙겨봤다. 내가 상대했던 투수들이 마운드에 있으니 팬으로 보던 것과 달랐다. 언젠가는 KT의 주축이 돼서 PS에 뛰고 MVP를 받아보고 싶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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