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피플] ‘도끼 해명’ 힙합은 사과하면 죽는 병에 걸렸나

입력 2018-11-27 13: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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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포츠동아DB

[DA:피플] ‘도끼 해명’ 힙합은 사과하면 죽는 병에 걸렸나

래퍼 도끼가 어머니의 사기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해명이라고 부르고 허세 혹은 도발이라고 써야 할 것 같다.

26일 도끼의 어머니가 20년 전 중학교 동창생에게 1000여만원을 빌린 뒤 연락이 두절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한 매체는 도끼의 어머니에게 돈을 빌려준 동창생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이후 김 씨(도끼 母)가 잠적을 했다고 말했다.

사진│도끼 인스타그램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도끼는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예고하며 해당 사건에 대한 해명을 시작했다. 그는 “엄마는 사기 친 적이 없으며 (나는) 이 사실에 대해 아는 바가 없었다. 못 받은 돈이 있다면 나에게 오라. 잠적한 적도 없고 거짓말을 한 적도 없다. 마이크로닷 사건 때문에 같은 그룹이었다는 이유로 엮으려는 거 같다. 상대를 잘못 골랐다”고 말했다.

이후 도끼는 “할 말은 하고, 아닌 건 아닌 거라고 말하겠다. 우린 힙합이기 때문이다. 난 미국으로 도망간 적도 없다. 보도에서 있었던 일은 20년 전이다. 승승장구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기사에서 주장하는 타이밍부터 맞지 않다”면서 “1000만 원은 적지 않은 돈이지만, 내 한 달 밥값과 비슷하다. 1000만 원으로 우리 인생이 바뀌겠나”라고 덧붙여 논란의 불씨를 당겼다.

이어진 도끼 어머니의 주장에 따르며 해당 사건은 2003년에 완전히 종결됐다. 그는 “우리가 동정을 베풀 수는 있지만 민, 형사상으로 완전히 종결됐다”는 말로 해당 논란을 불식시켰다.

이런 모자(母子)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1000만원을 빌린 것 자체만은 사실이다. 법적인 절차를 통해 완전히 종료된 사건을 매체를 이용해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것에 대한 도끼의 분노도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끼의 한 달 밥값인 1000만원은 누군가에겐 절실한 금액일 수도 있다. 분노는 이해해도 해명을 한 창구와 시기, 언어가 잘못됐다. 그는 이번 라이브 방송에서 “할 말은 하고 아닌 건 아니라고 하겠다. 우리는 힙합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도끼가 보여준 수많은 무대 속에서 그는 끊임없이 자신의 성공을 자랑했고 그 성공이 절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님을 누누이 강조했다. 그래서 그의 억대 스포츠카가, 팔에 차고 있는 시계가 자신의 노력으로 이뤄낸 것임을 늘상 이야기 했다.

여기서 다시 원점이다. 도끼가 갚아야 될 의무는 없는, 그의 어머니가 빌린 문제의 1000만원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하늘에서 떨어지거나 땅에서 솟았나. 이 1000만원 역시 빌려준 사람이 도끼처럼 열심히 벌어서 만든 돈일 것이다.

이런 가운데 한 달 밥값과 이것이 힙합이라고 운운하다니. 그래서 대중이 끊임없이 사과할 일을 계속 만들면서도 절대 사과를 할 줄 모르는 힙합을 일컬어 ‘힙찔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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