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FC 남기일 감독은 2014년 광주FC를 승격시킨 데에 이어 올해에는 성남을 1부리그로 이끌었다. 그에게는 ‘승격전문가’라는 멋진 수식어가 붙었다. 스포츠동아DB](https://dimg.donga.com/wps/SPORTS/IMAGE/2018/11/29/93092949.2.jpg)
성남FC 남기일 감독은 2014년 광주FC를 승격시킨 데에 이어 올해에는 성남을 1부리그로 이끌었다. 그에게는 ‘승격전문가’라는 멋진 수식어가 붙었다. 스포츠동아DB
한 시절을 풍미한 성남은 팀 재건을 남 감독에게 맡겼다. 2016년 K리그2에 강등된 성남은 2017년 4위에 그치면서 승격에 실패했다. 성남이 올 시즌을 앞두고 남 감독을 영입한 것은 승격을 이룬 경험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그는 제자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자신의 축구를 이해시키는 데 공을 들였다.
“부임 초 내가 가진 생각을 선수들에게 최대한 이해시키려 했다. 볼이 항상 상대 진영에 있어야 찬스가 생기고 공격 옵션이 늘어난다. 그래야 찬스를 계속 만들고, 골도 늘어나고, 재미있는 축구를 할 수 있다. 부임 초에는 수비수는 많은데 미드필더, 공격수가 너무 없었다. 팀 훈련을 할 때 두 팀으로 나누기도 어려웠다. 시간이 지나면서 선수들이 내 생각을 잘 이해했고 그에 맞춘 전술변화도 가져가면서 우리만의 색을 내기 시작했다.”
성남은 1~2년간 초석을 다진 뒤 K리그1 승격을 바라보겠다는 계획이었지만, 남 감독 부임 이후 시작부터 느낌이 좋았다. 11경기 무패행진을 달리면서 상승기류를 탔다. 후반기 접어들면서는 아산 무궁화에게 1위 자리를 내줬지만, 초반 상승세는 선수단에게 큰 자신감을 심어줬고 한 시즌을 지탱하는 힘이 됐다. K리그2 1위는 아산 무궁화가 차지했지만, 아산은 내년 선수 수급 의지가 없음을 드러내면서 K리그1 승격 자격을 상실했다. 이에 따라 K리그2 2위 성남에게 기회가 돌아갔다. 남 감독은 부임 첫 해 팀에 ‘승격’을 선물했다.
![성남FC 남기일 감독(맨 오른쪽). 스포츠동아DB](https://dimg.donga.com/wps/SPORTS/IMAGE/2018/11/29/93092984.2.jpg)
성남FC 남기일 감독(맨 오른쪽). 스포츠동아DB
“정말 기뻤다. 잠시 기다리는 시간도 있었지만 결국 해냈다. 조촐한 맥주 한 잔으로 코치들과 기쁨을 나눴다. 선수들이 잘 따라준 덕분이다. 올해는 선수들의 성장에 포커스를 뒀는데, 속도가 예상보다 빨랐다. 준우승을 하고도 승격을 하게 된 것은 외부적인 요인이 있었지만, 그 자체로 좋은 성과를 이뤄냈다고 생각한다.”
과거 남 감독이 머물렀던 광주와 현재 소속팀인 성남 모두 시민 구단이다. 기업구단에 비해 재정적인 한계가 분명하다. 이 가운데에서도 두 차례나 승격을 이뤄냈다. 누구나 갖지 못한 확실한 노하우가 있다.
“지도자라면 누구든지 좋은 환경에서 팀을 맡기를 바라지만…. 비법은 따로 없다. 다만 선수들만 잘 이끈다고 될 일은 아니다. 축구 외적인 부분도 생각해야 한다. 외부 사정에 대해서도 공유를 해야 한다. 축구 감독이면서 관리까지 하는 매니저라는 생각이다. 또 무리하게 비싼 선수 1~2명을 영입하기보다는 팀 전체에 기준을 두고 좋은 방향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물론 구단이 투자할 여유가 있다면 좋은 선수를 영입해 전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기본적으로는 투자가 이뤄져야 팀이 더 나아질 수 있다.”
![성남FC 남기일 감독. 스포츠동아DB](https://dimg.donga.com/wps/SPORTS/IMAGE/2018/11/29/93092964.2.jpg)
성남FC 남기일 감독. 스포츠동아DB
시민구단 사령탑으로서 시민들과의 거리감을 좁히는 것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남 감독이 이끄는 성남은 24일 경기도 성남시 서현동 AK플라자 광장에서 자축 기념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남 감독은 성남 팬들과 함께 흐뭇한 승격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시민구단이기 때문에 더 적극적으로 팬들과의 이벤트에 참여해야 한다. 성남이라는 팀을 모르는 분도 있고 아예 축구를 처음 접하는 분들도 있지 않나. 팬들과 함께하니 기뻤다. 구단 직원들의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사무국 직원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더욱 승격은 힘들었을 것이다. 올해처럼 선수와 프런트, 팬이 하나로 끈끈하게 뭉친다면 K리그1에서도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