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야구대표팀·감독만큼 중요한 기술위원회

입력 2018-11-3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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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야구대표팀 전임감독제는 보완해 나가야할 부분이 많다. 감독을 보좌할 전임 코칭스태프 구성부터 연봉 상향, 상비군 선발 등 시스템의 완비가 필요하다. 다시 구성될 기술위원회와의 호흡도 필요하다. 선동열 전 감독이 마이크를 잡고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야국국가대표팀이 여러 논란과 잡음을 뒤로하고 새로운 출발을 앞두고 있다. KBO는 12월 기술위원회 구성을 완료하고 내년 1월 새 국가대표 전임감독 선임을 완료할 예정이다.

새 감독은 전략 및 전술 능력 그리고 큰 그림을 읽을 수 있는 혜안도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 같은 실력을 가진 감독을 1차적으로 선발하는 기술위원회 구성과 기술위원장 선임이 더욱 엄중하다.

KBO는 2017년 전임감독제를 도입하며 기술위원회 운영을 중단했다. 대신 전임감독에게 선수선발 전권을 줬다. 그러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통해 이 시스템은 여러 가지 문제점을 노출했다. 전임감독에게 너무 많은 권한과 책임이 주어졌다.

KBO는 선동열 전 감독 사임 이후 2020 도쿄올림픽까지 전임감독제 유지를 발표하며 기술위원회 부활도 알렸다. 선수선발 과정을 더 공정하게 하고 권한과 책임을 분산하겠다는 의지다.
새로운 시스템의 성공 열쇠는 기술위원회와 전임감독의 호흡에 달려있다. 한 쪽으로 선수 선발 권한이 치우칠 경우 큰 갈등이 일어날 수 있다.

가장 이상적인 시스템은 기술위원회가 40명의 뎁스 차트를 선발하고 이 명단 안에서 감독이 대회별 최종 엔트리를 낙점하는 방법이다. 공정성과 객관성을 모두 충족할 수 있고 감독이 필요한 전략도 뒷받침 할 수 있다.

감독 못지 않게 기술위원장 선임도 매우 신중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은 국제야구 흐름에 뒤지며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이스라엘은 야수 엔트리를 최소화하고 최대한 많은 투수를 선발해 현란한 마운드 운용으로 실점을 최소화했다. 정규시즌 경기에서도 쉽게 선택할 수 없는 과감한 수비 시프트를 국제대회 단판승부에서 보여주기도 했다.

새 감독 뿐 아니라 기술위원장은 이러한 국제 야구 흐름을 읽고 대비책을 함께 고민 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 특히 감독 선발에 있어 자신의 인맥을 과감히 등질 수 있는 공정성을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

KBO의 야심찬 첫 전임사령탑 선동열 전 감독은 상처만을 안은 채 사표를 던졌다. 한국 야구의 미래를 위해 이같은 전철이 되풀이되서는 안 된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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