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발리볼] FA자격을 놓고 다른 길을 가는 곽명우·박진우

입력 2019-02-19 13: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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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저축은행 곽명우(왼쪽)-우리카드 박진우. 사진제공|KOVO

시즌이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관심을 끄는 선수들이 있다. 1월15일 군에서 전역한 OK저축은행 세터 곽명우와 우리카드 미들블로커 박진우다. FA자격 취득에 한 시즌만을 남겨둔 선수였기에 이들의 출전여부는 화제였다.

이들은 병역의무를 마친 다음날 한국배구연맹(KOVO)의 선수등록을 거쳐 17일부터 출전자격을 얻었다. 김세진 감독이 애타게 기다리더 곽명우는 18일 한국전력과의 경기에 출전했다. 박진우는 27일 현대캐피탈전에 처음 출전했다. 제대 이후 한달여의 시간이 흘렀다. OK저축은행과 우리카드는 이제 시즌 5경기만 남겨뒀다. 곽명우와 박진우는 각각 4경기, 5경기에 출전하면 첫 FA자격을 얻는다.

● KOVO의 FA선수 규정은

FA선수가 되려면 대졸선수는 5시즌, 고졸선수는 6시즌을 뛰어야 하고 자격취득을 위한 한 시즌은 최소 9경기다. 시즌 36경기의 25% 이상이다. 경기도중에 코트에 한 번 들어가기만 하면 되는 것이라 어렵지는 않다. 구단이나 코칭스태프가 배려하겠다고 마음만 먹으면 대부분 자격은 채웠다.

25% 규정은 지난해 12월19일 제15기 4차 이사회에서 수정됐다. 앞으로는 시즌경기의 40%, 최소 14경기를 넘겨야 한 시즌으로 인정받는다. 문턱이 높아진 새 규정은 2019~2020시즌부터 적용된다.

현재 곽명우와 박진우는 FA자격 취득을 놓고 다른 처지다. 곽명우는 김세진 감독이 공언한대로 FA자격을 얻을 것 같다. 17일 KB손해보험과의 경기 때 김세진 감독은 “몸만 아프지 않다면 출전시킨다. 원포인트 서버로라도 내보낸다”고 했다. FA자격을 주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드러냈다. 반면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은 박진우의 FA자격에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선수와 구단 감독이 서로 불편한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다.


● FA등급제 결정과 군입대 선수들

KOVO는 2016년 12월23일 제13기 4차 이사회에서 FA선수 등급제를 도입했다. 보호선수에 발목이 잡혀 FA선수들의 이적이 자유롭지 않은 현실에서 선수들에게 보다 많은 이적의 자유를 주기위해 구단이 일정부분 손해를 감수하면서 택했던 제도다. “선수들의 인권을 위해 과감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는 이사들의 뜻이 모아졌다. 먼저 FA제도를 도입했던 프로야구가 깜짝 놀라서 저변의 사정을 파악했을 정도로 파격이었다. 새 제도로 남자는 연봉 2억5000만원, 여자는 1억원 미만의 선수가 FA로 이적할 경우 보상선수 없이 연봉의 300%(A등급), 150%(B등급)만 주면 된다.

이 과정에서 소외된 선수가 나왔다. 곽명우 박진우 등 군 입대 선수였다. 이들은 FA선수 자격취득 1년을 앞두고 군에 입대했다. 전역을 앞두고 구단과 선수계약을 맺어야했던 선수들은 FA자격을 놓고 의사타진을 했다. 아무런 보호장치 없이 FA자격을 주면 보호선수를 받지 못하게 되자 구단은 선수에게 협조를 요청했다. 곽명우는 구단의 뜻을 따르기로 했다.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FA선수가 되더라도 팀을 떠나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을 것으로 본다. 김세진 감독은 “곽명우가 결초보은이라는 말도 했다”고 전했다.

반면 박진우는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구단이 받아들이기 힘든 요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우리카드는 박진우를 다음 시즌까지 더 뛰게 한 뒤 FA자격을 주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다음 시즌 2억5000만원 이상의 연봉을 주고 FA 이적 때 보상선수를 받아내는 것이 현재 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다. 선수가 만족할 수는 없지만 구단만 일방적으로 손해 볼 수는 없다는 현실적인 판단에서 내린 결론이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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