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구종 커터에서 새 희망 찾는 장민재

입력 2019-02-24 14: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한화 장민재. 스포츠동아DB

24일 오전 일본 오키나와의 고친다 구장. 장민재(29)를 포함한 한화 이글스 투수 4명은 비가 오락가락하는 와중에도 불펜피칭을 진행했다. 한용덕 감독의 ‘선심’ 덕에 선수단 전체는 예정에 없던 하루 휴식을 더 얻었지만, 이들 4명은 당초 계획대로 불펜피칭을 소화했다. 훈련 스케줄이 빼곡해 다른 동료들처럼 이날 하루 더 기분을 냈다가는 그만큼 손해를 보기 때문이었다.

65개를 전력투구한 장민재는 땀방울과 빗방울이 뒤범벅된 얼굴로 불펜을 벗어났다. 직구,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을 골고루 섞어 던진 그의 표정에선 슬며시 미소도 감돌았다. ‘모든 것이 순조롭다’는 신호. 기분 좋게 가쁜 숨을 몰아쉬는 장민재를 만나 새 시즌 준비상황을 물었다.

“불펜피칭으로 이미 80개까지 던졌다.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하면 아픈 곳도 없고, 투구 밸런스도 괜찮다. 오늘 제구에 신경 쓰며 여러 구종을 점검했는데, 내 나름으로는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장민재는 지난해 선발과 불펜으로 전천후 활약을 펼쳤다. 한화 마운드의 마당쇠였다. 그러나 수치로 드러나는 시즌 성적은 34경기에서 6승2패1홀드, 평균자책점 4.68로 평범했다. 아니 지난해뿐만이 아니다. 2010년 1군에 데뷔한 뒤로 단 한 시즌도 두 자릿수 승리 또는 홀드, 3점대 평균자책점을 거둔 적이 없다. 1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늘 조연이었다.

그렇다면 주연을 향한 욕심은 없을까. 장민재는 솔직했다. 그는 “올해는 선발로 고정됐으면 한다. 하지만 스프링캠프의 치열한 경쟁부터 이겨내야 한다. 물론 우리 팀 마운드 사정상 올해도 나는 선발과 불펜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감독님의 결정에 따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한 번도 큰 임팩트를 남기지 못한 사실을 잘 안다. 그저 무난했을 뿐이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른 살을 바라보는 올해는 전환점이든 계기든 무언가 변화가 필요하다. 이대로 멈춘다면 스스로와의 싸움에서도 결국 물러서는 것일지 모른다. 그렇기에 새 시즌을 앞두고 한 장의 히든카드를 꺼낼 참이다. 장민재는 “커터를 새로 배우고 있는데, 슬라이더에 가깝다. 원래 슬라이더의 구속은 123, 124㎞인데 커터 그립으로 던지면 130㎞까지 나온다. 휘는 각도 역시 더 예리하다”며 새로 장착 중인 신무기에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시즌에 돌입하면 130㎞보다 더 빠른 구속이 나올 것 같다”는 그의 말에선 새 시즌을 향한 꿈과 소망이 벌써 무르익은 느낌마저 든다.

오키나와(일본) |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