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웅 선수협 사무총장은 2월에만 세 차례 출국 비행기에 오른다. 공석으로 남아 있는 선수협 수장 자리의 당위성을 선수단에게 설명하기 위해서다. 22일(한국시간) 키움 히어로즈와 NC 다이노스의 연습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김선웅 선수협 사무총장. 투산(미 애리조나주)|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김선웅 선수협 사무총장은 2월 내내 KBO리그 팀들을 순회 중이다. 3월 안에는 반드시 회장을 선출해 더 이상의 파행을 막겠다는 각오다.
김선웅 총장은 2월 초 일본 오키나와의 두산 베어스, 한화 이글스, KIA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 스프링캠프지에 방문했다. 이어 2월 중순에는 미국 애리조나로 날아와 키움 히어로즈, KT 위즈, NC 다이노스 훈련장을 찾았다. SK 와이번스, 롯데 자이언츠, LG 트윈스가 오키나와에 합류할 2월 말에는 다시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세 차례 출국의 이유는 결국 회장 선출건 때문이다. 이호준 선수협 9대 회장은 2017년 4월, 메리트 부활에 대한 논란이 일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시즌 개막한 시점에서 총회를 열기는 쉽지 않았고 2017년 말 총회가 첫 골든타임이었다. 하지만 입후보자가 없었고 결국 2018년까지도 회장을 찾지 못했다.
선수협 회장 자리는 1년10개월 가까이 공석으로 남아있다. 운영에 파행을 겪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 9월, KBO 이사회에서 프리에이전트(FA) 몸값 상한선 등 개편안을 제시했고 선수협은 이를 격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여론은 선수들에게 싸늘해졌다. 리더십 부재에 대한 지적도 당연했다. 수장 없는 조직의 한계는 분명하다. 비야구인 출신 김선웅 총장 역시 이를 느끼고 직접 캠프지를 돌며 선수들을 설득하고 있다. 훈련을 마친 오후, 전 선수들을 모아두고 ‘회장 선출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있다.
NC 다이노스의 스프링캠프지인 미국 애리조나 투산의 에넥스필드에서 만난 김 총장은 “3월 18일 올해 첫 이사회가 열린다. 10개 구단 주장과 대의원 2명씩이 참석한다. 시범경기 중이라 월요일로 잡았다”며 “이때는 무조건 회장을 선출하겠다”고 공언했다. 선수협 회장은 총대를 메고 희생해야 하는 자리다. 여론까지 악화돼 부담은 커졌다. 입후보자가 나오지 않으니 현재 캠프지에서는 후보 선출 방식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김 총장은 “구단별 연봉 상위 1~2위 선수를 입후보 시키는 것부터, 하위 팀이 상위 팀 후보 한 명을 추천하는 방식까지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면, 전년도 10위 팀인 NC는 9위 KT 선수단 중 한 명을 후보로 지목하는 셈이다. 이렇게 상향식으로 구단별 1명씩을 뽑는 것도 고민 중이다.
투산(미 애리조나주)|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