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2번? 3번?’ 강한 건 박병호 그 자체

입력 2019-03-2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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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이면 어떻고 3번이면 어떤가. 진짜 강력한 건 타순을 넘어선 박병호(33·키움 히어로즈)의 존재감 그 자체다.

키움은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개막전에서 7-4 승리를 거뒀다. 3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출장한 박병호는 5타수 3안타(1홈런) 4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키움의 실험, 그리고 고민이 첫 경기에서는 성공을 거뒀다. 키움은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부터 시범경기까지 박병호의 타선을 두고 실험을 이어갔다. 장정석 키움 감독은 메이저리그식 강한 2번을 표방하며 박병호의 타순 상향 배치를 공언했다. 상위 타선으로 올라갈수록 타석이 많이 돌아가며, 늘어난 타석이 득점 생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장정석 감독은 23일 개막전에 앞서 “오늘은 (박)병호를 3번으로 출장시킨다”고 밝혔다. 2번부터 김하성~박병호~제리 샌즈로 이어지는 타순이었다. 장 감독은 “올시즌 박병호는 3번과 4번타순으로 고민 중이다. 상대가 누구인지, 박병호의 컨디션이 어떤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그 밑으로 내려가는 일은 없다”고 밝혔다. ‘타석이 늘어나며 체력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일부 지적에 대해서는 “병호가 워낙 관리를 잘 하는 타입이다. 1루수라는 점도 한몫했다”며 “지친 기색이 보이면 지명타자로 돌릴 수 있다”고 반박했다.

박병호가 3번타자로 출장한 기록을 찾으려면 시계를 10년 전으로 돌려야했다. 박병호는 LG 트윈스 시절이던 2009년 9월 20일 무등 KIA 타이거즈전 이후 3471일 만에 3번타자로 나섰다. 어색함은 없었다. 박병호는 1회 2루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3회 2타점 좌전 적시타를 때려냈다. 이어 5회에는 우월 솔로포까지 때려내며 상대 선발 브룩스 레일리를 강판시켰다. 6-4로 앞선 8회에는 달아나는 쐐기 타점까지 책임졌다. 이날만 4타점을 올리며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위치는 3번이었지만 해결 본능은 4번 시절 그대로였다.

경기 후 키움 관계자는 “박병호가 사실 감기 기운이 있었다. 그럼에도 이렇게 활약해줬다”며 미소를 숨기지 않았다. 박병호는 “타순은 신경 쓰지 않는다. 별 생각이 없었다. 내 앞의 숫자만 달라지는 것일 뿐, 내 타격은 변하지 않는다. 올시즌 타순 변동이 있을 거로 생각하고 경기를 치르면서 적응할 거라 믿는다”고 밝혔다.

사직 | 최익래 기자 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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