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T1이 2년 만에 국내 리그에서 우승하며 세계 최강의 부활을 알렸다. 사진은 13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경기 직후 우승컵을 들고 기쁨을 만끽하는 SK텔레콤 T1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사진제공|라이엇게임즈
13일 그리핀과 결승서 3 대 0 압승
“부진 있어도 몰락 없다” 소감 전해
5월 MSI 참전…“우승 공약 지킬 것”
“이제 MSI 우승이다.”
2년 만에 리그오브레전드(LoL) 종목 국내 리그 왕좌를 탈환한 SK텔레콤 T1(이하 T1)이 세계 최강의 왕조 재건에 시동을 걸었다.
T1은 13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치러진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결승에서 그리핀을 3 대 0으로 누르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통산 7번째 우승. 무엇보다 팀 창단 15주년 기념일에 쏘아올린 부활 축포라 의미가 더 남달랐다.
경기 내용도 완벽했다. 이번까지 LCK 결승에 8번 진출해 7회 우승, 롤드컵 결승에 4번 진출해 3번 우승한 T1은 역시 큰 경기에 강했다. 초반 선취점을 빼앗기고 끌려간 1세트 초중반을 제외하면 뚜렷한 화력 차이를 보이며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감독으로는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김정균 SK텔레콤 T1 감독은 “‘부진이 있어도 몰락은 없다’라고 말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왕조 부활’의 소감을 전했다.
SK텔레콤 T1은 이번 우승을 계기로 다시 뛸 채비를 하고 있다. 우선 국제 대회에서 추락한 LCK의 위상을 되찾는다는 게 목표다. LCK는 2017년까지 롤드컵에서 5회 연속 우승팀을 배출한 세계 최강 리그였다. 하지만 지난해 크게 부진했다. ‘LoL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과 리프트라이벌즈, 그리고 아시안게임까지 계속 중국팀에 무릎을 꿇었다. 지난해 10월, 4년 만에 안방에서 치러진 롤드컵에서는 8강 문턱도 넘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위기의 LCK 팀들은 올해 스프링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 체질개선에 나섰다. T1도 ‘페이커’ 이상혁을 제외하고 모든 주전 선수를 바꾸는 초강수를 뒀다. 이번 우승으로 SK텔레콤 T1은 5월 베트남과 대만에서 열리는 MSI에 LCK 대표로 참가한다. 선수들은 소속 팀 T1은 물론 LCK 부활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이번 대회에 임하는 각오가 다부지다. 이상혁은 “이번 우승 공약이 MSI 우승이었다”며 “반드시 공약을 지키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T1의 LCK 우승은 모기업 SK텔레콤 입장에서도 남다를 의미를 가진다. 5G 상용화에 맞춰 e스포츠를 핵심 콘텐츠 중 하나로 육성하는 가운데 들려온 승전보이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이번 결승을 시작으로 2020년까지 LCK와 롤드컵 등을 생중계하기로 했다. LCK와 관련한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콘텐츠 독점 개발권도 확보했고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컴캐스트 그룹의 ‘컴캐스트 스펙타코어’와 공동 사업 조인트벤처도 설립하기로 했다. T1의 우승은 이런 SK텔레콤의 e스포츠 사업에 더 탄력을 줄 전망이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