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스포츠동아DB
주전들의 연쇄이탈은 올 시즌 초반 한화 이글스가 직면한 가장 큰 고민거리다. 투타에 걸쳐 부상과 부진이 속출하면서 개막 라인업과 비교하면 이미 큰 폭의 조정이 이뤄진 상태다. 여기에 더해 이제 선발 로테이션은 플랜B를 넘어 플랜C 체제로 재편된다. 타선도 팔꿈치 부상을 당한 이성열이 복귀하는 대로 재정비가 진행될 전망이다.
● ‘-3’으로 떨어진 승패의 마진
한화는 SK 와이번스,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한 지난주 1승4패로 부진했다. 팀 성적도 8승11패로 삼성 라이온즈와 함께 공동 7위로 살짝 떨어졌다. 순위보다 중요한 지표는 승패의 마진인데, 개막 이후 최다인 -3까지 내려갔다. 그 직전까지는 -1에서 +1 사이를 오갔다. 지난주 5경기의 팀 타율과 평균자책점은 0.263과 3.89로 비교적 양호한 편이었지만, 승부처에서 타자들이 결정타를 못 날리거나 투수들이 버티지를 못했다. 주전들의 공백기간이 길어지면서 잠시나마 팀 전체가 방전된 듯한 모습이었다.
이번 주에는 기운을 차려야 한다. 대진은 나쁘지 않다. 주중에는 KT 위즈와 원정, 주말에는 삼성과 홈 3연전을 치른다. 한화로선 -3인 승패의 마진을 회복할 절호의 기회다. KT와 삼성 역시 한화만큼이나 투타에 걸쳐 어수선한 팀들이기 때문이다.
● ‘플랜C’로 재편되는 선발진
한화는 외국인 원투펀치 워윅 서폴드-채드 벨, 국내투수 3총사 김재영-김성훈-박주홍으로 선발진을 구성해 시즌 개막을 맞았다. 그러나 로테이션이 채 한 바퀴도 돌기 전에 김재영은 부상, 김성훈은 부진으로 낙마했다. 한용덕 감독은 “내 욕심이 컸던 것 같다”며 판단착오를 인정한 뒤 주저 없이 김민우, 장민재를 투입한 플랜B를 실행했다.
이제 이 카드도 버린다. 김민우와 박주홍을 뺀 플랜C 선발진을 KT와 주중 3연전부터 가동한다. 불펜의 이태양이 선발진에 합류한다. 또 한 명의 대체선발로는 김범수가 유력하다. 나란히 3차례씩 선발등판한 김민우와 박주홍은 승리 없이 평균자책점 8.56, 810으로 부진했다. 이태양과 김범수의 선발전환은 그에 따른 고육책이다. 김범수의 경우 한 감독에게 직접 선발진 합류를 요청했을 정도로 의욕이 넘치는데, 최근 6경기 등판에선 실점 없이 나름의 몫을 했다. 한화로선 또 한 차례 리셋(reset) 모드로 접어드는 선발진의 안정화가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