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룩스 켑카.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위기는 11~14번 홀이었다. 무려 4연속 보기가 나오면서 흔들렸다. 전반을 이븐파로 마친 뒤 10번 홀(파4) 버디로 더스틴 존슨(35·미국)을 6타 차이로 앞서던 켑카는 파4 11번 홀에서 세 번째 샷을 그린 위로 올리지 못했고 결국 보기를 기록했다. 이어 12번 홀(파4)과 13번 홀(파5)에서 다시 1타씩을 잃더니 파3 14번 홀에선 세 차례 시도 끝에 공을 컵 옆으로 붙여 보기를 추가하면서 존슨과 격차는 1타로 좁혀지고 말았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켑카는 심기일전했다. 15번 홀(파4)과 16번 홀(파4)을 모두 파로 막아내면서 일단 숨을 돌렸다. 불행 중 다행으로 같은 시간 존슨이 16번 홀과 파3 17번 홀에서 연속 보기를 기록했다. 리드가 다시 벌어졌고, 켑카는 17번 홀 보기 이후 마지막 파4 18번 홀을 파로 막으면서 우승을 확정지었다.
최종라운드를 앞두고 여자친구 제나 심스의 키스 시도를 외면하는 모습이 TV화면에 비쳐질 정도로 긴장했던 켑카는 챔피언 퍼트 직후에서야 환하게 웃으며 사상 최초의 PGA 챔피언십과 US오픈 동반 2연패라는 기쁨을 만끽했다. 이날의 전리품은 세계랭킹 1위 복귀 그리고 우승상금 198만 달러(약 23억6000만 원)였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