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국내선수 득점랭킹, 반가운 새 얼굴들의 등장

입력 2019-10-29 15: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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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라건아. 사진제공|KBL

‘국내선수가 살아야 프로농구 인기가 살아난다.’

국내 남자프로농구를 주관하는 KBL과 10개 구단이 몇 년간 일종의 슬로건처럼 여겨온 숙원이자 과제다. KBL 이사회가 2019~2020 시즌부터 외국선수 출전 제한을 기존 2명 보유 2명 부분 동시 출전에서 2명 보유 매 쿼터 1명씩 출전으로 축소시킨 것도 오로지 국내선수들의 비중을 높이기 위해서다.

외인 출전 쿼터 축소로 리그 평균 득점은 하락했다.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즌 초반 10개 구단의 평균 득점은 79.0점(10월 28일 기준)이다. 지난 시즌의 기록(평균 84.1점)과 비교하면 평균 5점 가량이 하락했다.

비록 전체 득점은 줄었지만, KBL의 의도대로 국내 선수들의 비중이 늘었다. 이는 득점 랭킹에서 곧바로 드러난다. 득점 순위 20위 권 내에 무려 8명의 국내선수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라건아는 KBL에서는 외국선수로 인정함) 기존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던 오세근(13위·평균 15.4점·안양 KGC), 이정현(15위·평균 14.4점·전주 KCC), 김선형(16위·평균 14.0점·서울 SK) 등은 기본이고, 새 얼굴들의 등장이 눈에 띈다.

부산 KT의 허훈(6위·평균 18.2점)과 원주 DB의 김종규(9위·평균 17.1점), KCC의 송교창(12위·평균 16.2점) 등은 아예 팀 내 최다 득점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외인 공격 비중이 높은 국내 프로농구에서 토종 선수가 팀 내 득점 1위라는 것은 상당히 큰 의미가 있다. 특히 허훈은 19일 창원 LG와의 경기에서 32점, 20일 DB와의 경기에서 31점을 올리는 등 2경기 연속 30점 이상을 기록하기도 했다. 허훈은 동료들과 팬들 사이에서 ‘단신 용병’으로 불릴 정도다. KBL 국내선수 중에서는 득점이 가장 많다.

팀의 확실한 공격 옵션으로 자리 잡은 송교창은 KCC의 초반 상승세(7승3패)와 맞물려 강력한 1라운드 MVP후보로 꼽히고 있다. LG 시절 팀의 3~4번째 옵션에 그쳤던 김종규는 DB 이적 후 3점슛과 돌파 등 공격 옵션 다양화를 통해 팀의 1옵션으로 올라서면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전체 득점랭킹 20위권 밖에도 새로운 얼굴들이 눈에 띈다. SK의 최준용(24위·평균 11.9점)과 안영준(29위·평균 10.5점), 인천 전자랜드의 김낙현(25위·평균 11.8점) 등도 두 자리 수 득점을 기록하면서 뚜렷한 성장세를 그리고 있다.

예년까지는 외인 2명만 득점이 높아도 상위권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외인 몰아주기식’ 공격으로는 좋은 성적을 거두기가 쉽지 않다. 국내선수의 득점이 동반돼야 한다.

젊은 선수들의 두드러진 성장과 국내선수들이 주인공이 되고 있는 프로농구의 의미 있는 변화가 팬들로 하여금 보는 재미를 더 하고 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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