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스포츠동아DB
위약금이 본격적으로 알려진 것은 기성용이 전북 현대와 접촉을 하면서다. 2009년 12월 셀틱(스코틀랜드)으로 향할 때 이적료 일부를 선수 몫으로 돌린 서울은 ‘K리그 복귀 시 반드시 돌아와야 한다’는 조항을 삽입했고, 200만 유로(약 26억 원)에 달하는 위약금을 설정했다. 서울은 기성용과 전북의 협상 소식이 터진 뒤 여론이 악화되자 “아직 협상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이후 양 측의 협상은 없었다. 기성용은 스페인 출국 기자회견에서 “서울과 원만히 해결해 K리그에서 뛰는 것도 좋다고 여겼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과연 어떤 선수가 K리그로 복귀할지 걱정스럽다”고 얘기했다.
그렇다면 다른 선수들의 사정은 어떨까. 이청용(32·보훔)은 ‘절친’ 기성용과 큰 틀에서 비슷하다. 2009년 여름 볼턴 원더러스(잉글랜드)로 이적하며 ‘K리그 복귀 시 컴백’ 합의서를 썼다. 위약금 조항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성용만큼은 아니지만 부담은 되는 액수다.
아쉬운 점은 서울이 이청용에게도 진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청용은 올해 6월로 보훔과의 계약이 끝나는데 서울이 확실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복귀 시점까지 시간이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도 있으나 K리그 복귀를 고려한 선수에게 큰 실망감을 줬다.
하지만 해외진출 선수 중 기성용·이청용을 제외하면 ‘위약금’이라는 제약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을 제외한 K리그 구단들은 소속 선수의 해외진출 시 ‘무조건 복귀’의 강제조항이 아닌, ‘우선 협상’ 정도로 합의한 뒤 깔끔하게 풀어줬다.
구자철(31·알 가라파)과 친정 팀 제주 유나이티드 사이엔 특별한 제약이 없다. 그도 K리그로 돌아올 뜻을 갖고 있다. 독일(아우크스부르크)~중국(장쑤 쑤닝)을 거쳐 전북으로 이적한 수비수 홍정호(31)도 제주와의 관계는 깔끔했다. 수원 삼성 역시 권창훈(26·프라이부르크)과 ‘우선 협상’만 조건으로 걸었다. 이재성(28·홀슈타인 킬)·김민재(24·베이징 궈안)·김신욱(32·상하이 선화)을 내보낸 전북, 지동원(29·마인츠)을 유럽으로 보낸 전남 드래곤즈도 위약금 조항이 없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