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탓에 속수무책…3월 한국축구는 없다?

입력 2020-02-27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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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국내 스포츠계가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특히 축구가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프로축구 K리그는 물론이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와 올림픽, 월드컵까지 모든 영역에서 일정이 꼬이고 있다.

당초 29일 예정된 K리그 개막은 무기한 연기됐다. 1983년 K리그 출범 이후 사상 초유의 일이다. 3월 중 개막을 기대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으면 경기수 축소도 거론된다.

ACL 일정도 파행이다. 최근 중국 클럽의 홈경기 일정만을 4월 이후로 조정했지만 이젠 한국 클럽의 홈경기도 같은 신세다. 다음달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FC서울과 치앙라이 유나이티드(태국)의 ACL E조 경기가 연기됐다. 무관중 경기마저도 물거품이 된 것이다. 이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치앙라이 구단이 한국 원정이 어렵다는 의사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치앙라이는 한국 원정을 온 선수들이 태국으로 돌아갈 경우 정부 방침에 따라 2주 간 격리된 채 생활해야 한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4일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치러질 울산 현대와 퍼스 글로리(호주)의 F조 경기도 연기될 전망이다. AFC는 내달 2일 긴급회의를 열고 추후 일정을 논의한다.

2020도쿄올림픽 본선 티켓을 노리는 여자축구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중국과 벌이는 플레이오프(PO)는 1차전이 용인(3월6일), 2차전이 호주 시드니(3월11일)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2차전 장소는 코로나19 때문에 호주로 바뀌었다. 하지만 용인시가 확진자가 나오면서 개최 불가를 통보했다. 다른 장소를 물색하고 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자 축구협회는 4월 연기를 중국 측에 제안했다. 여자축구 A매치 데이(4월6~14일)를 활용하자고 했다. 반면 중국 측은 호주에서 두 경기를 모두를 하자는 주장이다.

이미 본선티켓을 딴 남자축구의 올림픽 준비도 차질을 빚고 있다. 다음 달 27일과 30일 일본과 함께 남아프리카공화국, 코트디부아르 U-23 대표팀을 번갈아 상대할 예정이었지만 선수단 안전을 문제로 이들이 입국을 거부하는 바람에 무산됐다. 대신 제3국에서 평가전을 여는 방안을 고려 중이지만 개최여부는 불투명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벤투호는 3월26일 천안에서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5차전 투르크메니스탄과 홈경기를 치른 뒤 31일 6차전 스리랑카 원정을 떠난다. 이 또한 코르나19 사태가 심각해질 경우는 변수가 될 수 있다. 안전문제로 투르크메니스탄이 입국을 거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상 A매치 기간에는 선수를 보내줘야 하지만 상황이 악화되면 소속 클럽의 우려로 해외파의 차출이 힘들 수도 있다.

아무튼 코로나19의 확산으로 3월 국내에서는 축구를 아예 볼 수 없을 지도 모른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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