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1/4분기 지역경제 조사 발표…대구·경북 경기, 가장 큰 폭으로 악화

입력 2020-03-31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유동인구가 급감하면서 오가는 사람없이 텅 빈 시장의 모습. 한국은행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서비스업과 제조업 생산이 크게 감소하면서 특히 대구·경북 지역이 큰 타격을 입었다. 동아일보DB

■ 지역경제, 코로나 여파 총제적 부진

운수·유통·관광 등 서비스업 타격
주택 매매, 수도권 중심으로 상승세
“팬데믹 지속시 경기 하방압력 증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국내 경기가 제조업과 서비스업 등 전 분야에 걸쳐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도 큰 폭으로 감소했고, 특히 코로나19 감염자가 많이 발생한 대구·경북 지역의 경기가 크게 악화됐다.

한국은행은 2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15개 지역본부를 통해 권역별로 업체와 유관기관을 모니터링해 ‘지역경제보고서(2020년 3월)’를 30일 발표했다. 한국은행의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1/4분기에서 가장 경기가 악화된 권역은 대구·경북이었다. 수도권 등 다른 권역도 전분기와 비교해 나빠졌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가장 타격인 큰 업종은 서비스업이었다. 대구·경북 지역의 경우 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휴업이 증가했다. 백화점, 전통시장 등 도소매업이 부진해지고 숙박음식점업, 운수업 등도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도 코로나19 영향으로 숙박음식, 여가서비스업의 매출이 부진했다. 강원권과 제주권도 관광객이 줄면서 서비스업 생산이 감소세를 나타냈다.

제조업은 모든 권역이 부진했는데, 특히 대구·경북권과 강원권에서 크게 감소했다. 대구경북에서는 휴대폰 생산이 줄고, 자동차부품 생산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공장들의 일시 가동 중지 영향으로 수도권의 자동차 생산도 소폭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을 반영하듯 이번 조사에서 소비는 15개 권역 모두에서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과 대구·경북권, 제주권의 감소폭이 컸다.

기업 자금사정도 악화됐다. 수도권과 동남권을 제외한 나머지 권역에서 모두 큰 폭으로 나빠졌다. 이에 비해 투자는 제자리걸음했다. 설비투자가 호남에서 소폭 증가했으나 수도권 등 나머지 권역은 부진했다. 건설투자는 수도권과 호남권에서 소폭 감소했고 나머지 권역은 전분기와 비슷했다. 수출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수요가 줄면서 소폭 감소했다. 충청권과 제주권은 반도체와 반도체 설계를 중심으로 소폭 증가했다.

한편, 코로나19 사태에도 주택매매는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나타냈다. 1∼2월중 강원권과 제주권에서 하락폭이 축소됐으나 수도권, 충청권 등을 중심으로 전체적으로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한은은 “코로나19의 국내상황 진정 조짐에도 글로벌 확산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부진세가 이어질 것으로 조사됐다”며 “특히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이 지속되면 경기 하방압력 증폭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