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말금·공민정 ‘연기 내공’…코로나 극장가 희망

입력 2020-04-01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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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의 강말금(왼쪽 사진)과 ‘이장’의 공민정이 탄탄한 연기력과 열정으로 코로나19의 척박한 상황에 놓인 영화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사진제공|찬란·인디스토리

■ 영화계 침체 속 꼭 기억해야 할 ‘두 이름’

독립영화 ‘찬실이는…’ 주연 강말금
늦깎이 연기 도전…마흔에 첫 주연
2만 관객 돌파…임순례 ‘러브콜’도



가족영화 ‘이장’ 셋째딸 역 공민정
‘82년생 김지영’으로 이미 눈도장
주체적 여성캐릭터로 관객에 각인

영화시장이 극심한 침체상황에 빠지고 극장 관객 역시 크게 줄어들었지만 지금 스크린에서 기억해야 할 두 명의 이름이 있다. 배우 강말금(41)과 공민정(34)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 탓에 영화계가 ‘공황’의 터널을 지나는 상황에서 꾸준한 생명력을 과시하는 영화를 통해 관객에게 흥미로운 이야기와 정감 어린 캐릭터의 매력을 선사하는 ‘빛나는’ 주역들이다.

강말금은 3월5일 개봉해 코로나19의 위기 속에서도 2만 관객을 돌파하며 독립영화의 힘을 과시하는 ‘찬실이는 복도 많지’(제작 지이프로덕션)의 주인공이다. 가진 것 없이 어느 날 갑자기 하던 일까지 뚝 끊긴 절박한 현실에 맞닥뜨린 주인공 찬실을 꿋꿋하면서도 사랑스럽게 그려내 관객은 물론 영화계의 시선까지 사로잡고 있다. 관심은 즉각적이다. 임순례 감독의 영화 ‘교섭’에 캐스팅돼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다.

20대 후반에 극단에서 연기를 시작해 마흔살에 영화 주연이 된 강말금은 ‘리차드 3세’ 등 정통 연극을 두루 거치며 실력을 쌓아왔다. 한번 들으면 잊기 어려운 이름은 예명이다. 본명은 강수혜다. 대학교 졸업 뒤 한 물류회사에서 일하다 연기자의 꿈을 포기할 수 없어 뒤늦게 연극을 시작해 선택한 이름이 강말금이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의 김초희 감독은 2018년 정동진 독립영화제에서 강말금이 출연한 단편영화 ‘자유연기’를 보고 “일주일 동안 그의 얼굴이 떠나지 않았다”고 했다. “열심히 인생을 살아온 진정성”, “삶을 잘 살아온 느낌이 있는 얼굴”이라는 생각에 주연 자리를 그에게 맡겼다.

공민정(34)도 지나칠 수 없는 배우다. 3월25일 개봉한 현실적인 가족 이야기인 ‘이장’(감독 정승호·제작 이장제작위원회)으로 관객을 만나고 있다. 아버지의 묘 이장을 둘러싸고 오랜만에 모인 자식들인 4녀1남의 이야기인 ‘이장’에서 그는 할 말은 하고 참견도 많은 셋째 딸 금희 역을 맡았다. ‘장남이 벼슬이냐’고 묻는 영화를 유쾌하면서도 먹먹하게 완성하는 데 힘을 보태고, 가부장제를 향한 풍자도 덧붙인다.

공민정은 지난해 영화 ‘82년생 김지영’을 통해 주목받은 배우다. 주인공 김지영의 언니 역을 맡아 맏딸의 책임감은 물론 주도적으로 삶을 꾸리는 인물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이번 ‘이장’에서도 주체적인 성격의 캐릭터로 관객에 각인되고 있다.

공민정은 최근 ‘이장’을 소개하는 간담회에서 “‘82년생 김지영’이나 ‘이장’처럼 여성의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에 참여한다는 것 자체가 배우로서 뿌듯한 일”이라며 “앞으로도 사회에 목소리를 내는 영화를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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