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든 경기 수→시즌 티켓 환급 어떻게? K리그, 명쾌한 기준 마련해야

입력 2020-04-2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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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가 길었던 겨울잠에서 깨어나 5월 8일 개막한다. 당초 38라운드 체제였지만 27라운드로 팀당 11경기씩 줄었다. 여기에 코로나19의 여파로 개막 직후에는 무관중 경기가 불가피하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일찌감치 시즌 티켓을 구매한 팬들에 대한 환급 기준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스포츠동아DB

2020시즌 K리그가 오랜 침묵을 깨고 긴 여정의 출발을 앞두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4일 제3차 이사회를 열어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와 FA컵 우승팀 수원 삼성의 5월 8일 전주성 대결을 공식 개막전으로 확정했다. 다만 예년과 같은 상황은 아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무관중’ 경기가 당분간 이어지고, 전체 스케줄 역시 크게 줄었다. K리그1 기준으로 지난해까지 정규리그 33라운드에 상(1~6위)·하위(7~12위) 그룹으로 구분해 5경기 더 치르는 38라운드 체제였지만 올 시즌은 27라운드로 축소됐다. 정규리그를 홈&어웨이로 소화해 22경기를 마친 뒤 파이널 라운드를 펼치는 방식이다.

4개월 넘도록 초록 그라운드의 열전을 기다린 축구팬들에게는 반가우면서도 몹시 아쉬운 소식이다. 전염병이 완전히 종식되지 않은 지금의 사정을 잘 알지만, 현장을 찾아 축구를 생생하게 접할 기회가 그만큼 줄어든 탓이다.

무엇보다 시즌 티켓 구매자들의 한숨이 깊다. 각자 직접 선택한 좌석에서 우수한 품질의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적게는 10만 원대에서 많게는 수십만 원(성인 기준)까지 투자한 이들에게는 결코 행복한 상황이 아니다. 자유석이 대부분인 과거와 달리 요즘은 시즌 티켓을 지정좌석제로 운영하는 클럽들이 많다.

1~2월을 기점으로 감염자 수가 급증하자 프로축구연맹은 긴급 이사회를 열어 ‘K리그 개막 무기한 연기’를 결정했다. 이후 각 구단은 원하는 사람들에게 별다른 조건을 달지 않고 시즌 티켓을 환불해주기로 했다. 하지만 상당수가 꾸준히 리그 개막 결정을 기다리며 시즌 티켓을 취소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그런데 K리그 구단들은 이제 새로운 고민에 빠졌다. 시즌 티켓 중도환급 기준이다. 과거에는 최소 19차례 안방 경기가 보장됐다면, 올해는 파이널 라운드를 포함해 13~14경기에 불과(K리그1 기준)한데다 ‘무관중 체제’가 언제 끝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프로축구연맹 이사회는 “일단 무관중으로 개막하되, 유관중 전환은 방역지침과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이뤄지는대로 신속히 시점과 방식을 정해 결정하겠다”고만 밝혔을 뿐, 구체적인 유관중 전환 시기를 못 박진 않았다.

축구계에선 적어도 5월까지는 무관중 경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국 초·중·고교 등교개학이 5월 중순부터 순차적으로 이뤄진 뒤 최소 2주 동안은 추이를 지켜봐야 일부나마 경기장 오픈을 고려할 수 있다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결국 ‘직관(직접 관전)’ 기회가 10경기 남짓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얘기다.

또 하나의 변수는 감염자 발생으로 시즌을 완주하지 못했을 경우다. 프로축구연맹 이사회는 K리그1 22경기, K리그2 18경기 이상은 소화해야 리그가 정상 개최(성립)된 것으로 간주하기로 했다. 익명을 요구한 A구단 마케팅 담당자는 “시즌 티켓을 팔았는데 정식 시즌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이 찾아올 수 있다”고 걱정했고, B구단 홍보 담당자는 “축구를 볼 권리를 잃은 팬들도 이해해줘야 한다. 구단만의 사정이 아닌 K리그 전체에 해당하는 문제”라고 밝혔다. 프로축구연맹 차원의 명확한 지침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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