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반등·최고조’ 서로 다른 상황의 ‘1982년 에드먼턴 키즈’

입력 2020-06-10 16: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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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오승환, 한화 김태균, 롯데 이대호(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어느덧 황혼기에 접어든 베테랑들이 서로 다른 상황에서 2020시즌을 도모한다.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 한화 이글스 김태균,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는 1982년생 동갑내기 친구들이다. 셋은 2000년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의 우승을 이끈 주축들이라 1세대 ‘에드먼턴 키즈’로 불리기도 한다.

프로 데뷔 이후 KBO리그 각자의 팀에서 최고 주가를 올렸던 이들은 나란히 해외무대에도 도전했을 만큼 출중한 기량을 자랑했다. 국내 복귀 이후에도 현재 1군에 계속 생존해있을 정도로 오랜 기간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2020시즌의 모습은 서로 매우 다르다. 개막 후 한 달간의 성적, 현재 상황, 향후 과제까지 모두 제각각이다.

오승환은 이들 중 가장 늦게 올 시즌을 ‘시작’했다. 지난해부터 KBO의 출전정지 징계를 받고 있던 그는 9일 대구 키움 히어로즈전에 중간투수로 등판하며 어렵게 국내 복귀전을 치렀다. 2014년 일본에 진출한 이후 2442일만의 KBO리그 등판이었다. 실점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기어코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돌부처’의 성공적 귀환을 알렸다. 실전투구를 조금 더 늘려가며 적응을 마친다면, 원래 보직인 마무리 역할로도 금세 돌아갈 전망이다.

김태균은 데뷔 이래 가장 어려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우선 한화가 최악의 시즌 출발을 했다. 쌓여가던 연패 숫자는 어느새 두 자릿수를 돌파한 지 오래다. 한용덕 전 감독이 이 과정에서 사퇴했고, 현재는 최원호 감독대행 체제다.

개인성적이 곤두박질을 쳤다. 5월 한 달간 11경기에서 타율 0.103을 기록했는데, 홈런은 단 한 개도 없었다. 베테랑 책임론까지 겹쳐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어 ‘반등’이 절실한 처지다.

이대호는 이들 중 유일하게 꽃길을 걷고 있다. 베테랑의 위엄을 뽐내며 4번타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 중이다. 5월 개막전부터 꾸준히 출전해 벌써 30경기 넘게 소화했고, 9일까지 타율 0.333, 4홈런, 23타점을 올렸다.

한풀 꺾인 롯데의 기세를 상승세로 전환시키는 게 이대호의 역할이다. ‘최고조’인 본인의 현재 흐름과 맞물려 팀 분위기를 조금 더 고조시킬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다른 누구도 아닌 이대호이기에 맡길 수 있는 과제다.

서로 다른 상황에서 해결사 능력을 공통적으로 발휘해야 하는 ‘에드먼턴 키즈’는 자신들의 만 38세 시즌을 멋지게 마무리할 수 있을까. 이들의 2020시즌 행보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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