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황태자’ 문세영 기수, 영예의 전당에 오르다

입력 2020-07-0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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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황태자’ 문세영 기수가 영예의 전당에 올랐다. 1589승으로 한국경마 역대 다승 2위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그는 선배기수의 기록(박태종 기수 2114승)을 깨는 것보다 발자취를 조금이나마 따라가고 싶다고 전했다. 사진은 ‘문학치프’와 함께 한 2019년 코리아컵 우승 당시 모습. 사진제공|한국마사회

한국경마 역사상 15번째로 이름 올려
“관객들이 없으니 괴리감 느끼기도
선배 기수의 발자취 따라가고 싶어”

서울 경마공원 부동의 에이스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경마 황태자’ 문세영 기수가 6월 28일 영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경마 98년 역사상 15번째다. 영예의 전당에 오르기 위해서는 3단계 평가를 통과해야 하며 기준도 까다롭다. 한국경마의 살아있는 전설 박태종 기수와 45년 경마장인 하재흥 조교사 등이 영예의 전당에 올라있다.

2001년 데뷔한 문세영 기수는 현재까지 통산 7790경주에 출전해 승률 20.4%를 자랑한다. 7번의 연도 최우수 기수, 2019년 코리아컵 포함 총 33번의 대상경주 우승 등 화려한 이력과 함께 1589승으로 한국경마 역대 2위 성적(1위 박태종 기수 2114승)을 달리고 있는 문세영 기수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본인이 생각하는 영예기수는 어떤 의미인가.

“모든 프로스포츠에서 영예의 전당은 큰 의미를 가진다. 영예기수는 선발 과정 역시 워낙 까다롭기에 기수로서 마지막 관문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도전해본 것이다. 영예기수로 선발되어, 기수로서 성공한 삶이라 말할 수 있을 것 같아 기쁘다.”


- 영예기수는 조교사 면허시험 중 필기·실무시험 면제 혜택이 있다. 앞으로 조교사에 대한 뜻이 있나.

“아직까지 조교사에 대해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다. 다만 진로에 대한 선택의 폭이 넓어지기 때문에 취득할 수 있는 면허는 다 따놓으려고 한다. 조교사 면허시험의 경우 면접만 보면 되기에 도전해보고 싶다. 추후에 말에 관련된 사무직을 해볼 때도 이점이 될 것 같다.”

문세영 기수.


- 내년이면 데뷔 20년차다. 본인만의 자기관리 노하우가 있다면.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듯이 자기관리의 노하우는 자기 자리가 만들어 준다고 생각한다. 운이 좋게 계속 ‘리딩자키’를 하면서, 이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스스로 채찍질 한다. 하나라도 준비하지 못하면 상당히 불안해하는 성격이다.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운동, 등산, 마인드컨트롤 등 끊임없이 노력하고 긴장하며 매일을 보낸다. 주위에서 좀 내려놓아도 된다고 위로하지만, 말만 타면 또 예전처럼 승부욕과 욕심의 본성으로 돌아가는 것 같다.”


- 코로나19로 관객 없는 경마를 시행 중이다.

“관객들이 없으면 힘을 못 쓰는 것 같다. 요새는 경마일인지, 능력검사를 하는 건지 착각할 정도로 괴리감을 많이 느낀다. 확실히 고객들이 있다가 없으니 간절하다. 가끔 고객들이 진심어린 질책을 해줄 때도 있었다. 그런 훈육이 이 자리까지 오게 한 것이라 생각하기에 감사하다. 고객 없이 경마를 한다는 것은 쓸쓸하기도 하고, 고객들의 질책으로 더 잘하는 기수가 되고 싶기 때문에 어서 사태가 진정되어 고객들이 입장하는 날이 하루빨리 오길 기대한다.”


앞으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상황에 따라 목표를 계속 수정하며 살고 있다. 현재는 부상만 없다면 기수로서의 길을 계속 가고 싶다. 하지만 나중엔 계획이 또 수정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실 다승기수에 대해 질문이 많다. 선배기수의 기록을 깨는 것을 목표로 해본 적은 없다. 발자취를 조금이나마 따라가고 싶다는 생각이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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