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꽃’, 긴장감 깨는 허술한 전개 “몰입이 영…”

입력 2020-08-07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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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 이준기(왼쪽)와 문채원이 tvN ‘악의 꽃’으로 3년 만에 뭉쳤지만 기대에 못 미친다는 혹평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사진제공|tvN

이준기·문채원 또 시청률 굴욕

수사물 장르에 지나친 우연적 요소 혹평
강력계 형사 문채원의 패션도 몰입 방해
시청률 3% 대 부진…분위기 반전 요원
‘최저커플’.

3년 만에 다시 만난 연기자 이준기와 문채원이 과거 맛본 ‘시청률 굴욕’을 당분간 씻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들은 2017년 7월 tvN ‘크리미널마인드’에 이어 지난달 29일 tvN 수목드라마 ‘악의 꽃’의 주연으로 재회했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물로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드라마의 시청률은 7월29일 3.4%(닐슨코리아)로 시작해 6일 현재 3%대 초반에 머무르고 있다. 화제성에 불붙는 기간으로 통하는 4회까지 시청자의 시선을 붙잡을 만한 새로운 캐릭터나 극적 장치 등이 전혀 없다는 비판적인 분석까지 나왔다. 이 때문에 총 200억 원의 제작비를 투자하고도 2%대 시청률로 퇴장해야 했던 ‘크리미널마인드’의 ‘악몽’이 재현될지도 모른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곳곳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악의 꽃’은 연쇄살인마로 의심되는 이준기와 그의 아내이자 강력계 형사인 문채원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이준기는 자신의 정체를 알고 있는 일간지 기자 서현우가 찾아오면서 과거를 덮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스릴러와 수사물 장르를 전면에 내세운 드라마는 살인사건과 형사들의 수사를 교차시켜 긴장감을 조성한다. 그럼에도 극중 ‘우연’이 반복되는 전개로 인해 다소 허술하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한다. 서현우의 집을 뒤지던 중 들이닥친 문채원을 피하기 위해 베란다 난간에 매달린 이준기가 우연히 드리워진 구름 덕분에 그림자가 사라지면서 위기를 면하는 5일 방송 장면이 대표적이다. 최근 각종 첨단 과학기술을 동원해 전문성을 높인 수사드라마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악의 꽃’이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현실성이 다소 부족한 형사 캐릭터도 약점으로 꼽힌다. 강력계 형사인 문채원은 매회 세련된 패션과 한껏 손질한 헤어스타일을 한 채 사건 현장으로 향한다. 형사라는 설정은 문채원이 이준기의 정체를 의심하게 만드는 핵심 요소인데도 불구하고 현실 속 형사와는 다소 동떨어지게 표현했다는 불만 섞인 시선이 나오고 있다. 일부 시청자들은 “몰입에 방해될 정도”라는 반응도 보였다.

이준기와 문채원은 “‘악의 꽃’으로 장르물에 ‘2차 도전’하겠다”며 ‘크리미널마인드’의 실패를 지우겠다는 각오를 드러냈지만, 좀처럼 분위기를 반전시킬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서현우, 문채원과 한 팀인 강력반 형사 최영준 등 조연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서현우는 이준기와 적과 동지를 넘나들며 극을 쥐락펴락하고 있고,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봉광현 역으로 눈도장을 찍은 최영준은 특유의 능청스러운 면모를 제대로 뽐낸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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