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등의 키, ‘왕조시절 이끈’ 윤성환-오승환이 쥐고 있다

입력 2020-08-10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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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4년 연속 가을야구를 경험하지 못한 삼성이 올해는 반전을 노리고 있다. 화려했던 한 시절을 풍미한 베테랑 선발투수 윤성환(왼쪽)과 마무리투수 오승환이 그 중심에 있다. 스포츠동아DB

삼성 라이온즈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포스트시즌(PS) 진출에 실패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그러나 조금만 더 시계를 돌려보면, 삼성이 2010년대 강팀 중 하나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KS)에 진출하며 5년 연속(2011~2015시즌) 정규시즌 우승, 4년 연속(2011~2014시즌) 통합우승을 거머쥐었다. 최근에는 그 이미지가 다소 희석됐지만, ‘왕조’라는 타이틀이 그리 어색하지 않다.

올 시즌은 삼성이 지난 아픔을 털어낼 좋은 기회로 꼽힌다. 9일까지 37승1무40패(승률 0.481)로 8위에 처져 있지만, 여전히 반등의 기회는 남아있다. 외국인타자 다니엘 팔카와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전역하는 ‘광속 사이드암’ 심창민 등 새로운 지원군도 있어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왕조 시절을 경험한 베테랑들의 가치는 그만큼 올라갈 수밖에 없다. 선발투수 윤성환(39)과 마무리투수 오승환(38)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둘은 2010년대 삼성의 전성기를 온 몸으로 체험하며 ‘우승 DNA’를 축적했다. 젊은 선수들 위주로 재편된 현 시점에서 팀의 구심점이 돼야 한다.

윤성환은 삼성이 통합우승을 거머쥔 4년간 KS 7경기에 등판해 4승1패, 평균자책점(ERA) 3.67의 성적을 거뒀다. 특히 2012년(2승무패·ERA 0.79)과 2014년(2승무패·ERA 1.38) KS 우승에 절대적 역할을 했다. 이제 구위는 무뎌졌을지 몰라도 큰 경기에서 강한 DNA는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그만큼 위기대처능력이 뛰어나다는 증거다. 올 시즌에도 첫 등판(5월 16일 수원 KT 위즈전)에선 2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지만, 2일 대구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2경기에선 ERA 1.80으로 살아났다. 허삼영 삼성 감독 역시 “윤성환다운 투구가 가장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중요한 순간에 힘을 보탤 기회가 찾아왔다. 본인에게도 큰 동기부여다.

오승환은 2011~2013년 KS 12경기에서 무려 8세이브(1패)를 수확하며 ERA 0.48을 기록했다. 7년 만에 복귀한 올 시즌 20경기에선 1승2패8세이브2홀드, ERA 4.50을 기록 중이다. 잠시 슬럼프를 겪었지만, 최고 구속 150㎞의 포심패스트볼(포심) 구위가 살아나며 최근 2연속 세이브를 챙겼다. 포수 강민호는 “(오승환은) 39살에 지금처럼 던지는 것도 후배들에게 귀감이 된다”고 밝혔다.

구사할 수 있는 변화구가 한층 다양해진 상황에서 구위까지 살아나면 ‘끝판대장’의 면모를 완벽히 되찾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전망이다. 허 감독은 “타자들이 먼저 변화구를 생각하게 하는 피칭을 하고 있다. 구위가 올라온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걱정하지 않는다”며 오승환에 대한 믿음을 숨기지 않았다. 팀의 위기에서 살아난 두 베테랑 투수의 퍼포먼스가 삼성을 어떻게 바꿀까.

인천|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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