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시크릿 출신’ 송지은, 1인 기획사 대표가 되기까지 (종합)

입력 2020-08-18 09: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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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시크릿 출신으로 가수 겸 배우로 활동 중인 송지은(30)이 과감하게 새로운 수식어를 추가했다. 올해 1인 기획사를 설립하면서 소속사 ‘대표’ 송지은으로 거듭난 것. 누군가의 소속이 아니라 송지은의, 송지은에 의한, 송지은을 위한 소속사 원소울이앤엠의 대표가 됐다.

소속사 대표가 되기까지 그 과정은 결코 평탄하지 않았다. 2009년 10월 시크릿의 메인보컬로 데뷔한 후 당시 소속사 TS엔터테인먼트의 흥망성쇠를 함께했던 송지은. 전속계약에 마침표를 찍는 과정에서 수년에 걸쳐 분쟁을 겪은 탓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는 것이 녹록치 않았다. 마음고생이 심했을 텐데도 송지은은 미소를 지으며 “인간 송지은이 성장한 시기”라고 말했다.

“모든 것을 제가 결정하고 책임져보고 싶었어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이 업계에 있으면서 제가 원래 어떤 사람이었는지도 모를 만큼 굉장히 수동적인 사람이 되어버렸더라고요. 마치 높은 우물 안에 들어있는 개구리 처럼요. 시키는 것을 하는 것에 익숙해졌어요. 나를 보여주기 싫었던 건 아니고 시키지 않으면 나서서 하지 않았을 뿐이었죠. 그래서 결과가 성공적이어도 온전히 기뻐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30대가 되면서 능동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게 1인 기획사의 출발점이었죠.”

송지은이 소속사 대표가 된 이유
송지은은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의 결정권자가 됐다. 1인 기획사라고 홀로 하진 않는다. 마음 맞는 전문가들을 모아 그들과의 협업을 통해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사명 ‘원소울이앤앰’도 ‘하나의 마음으로 모였다’는 뜻이다. 송지은은 회사를 설립하기 전 함께 시크릿으로 활동한 멤버 전효성에게 조언을 구했다고. 전효성 또한 같은 분쟁을 거쳐 현재 1인 기획사를 운영하고 있다.

“(전)효성 언니도 너무 좋다고 적극 추천하더라고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고,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요. 실제로 언니도 잘 꾸려 나가고 있고요. 언니의 조언에 용기를 낼 수 있었어요.”

송지은과 전효성뿐 아니라 유빈과 수빈 등 많은 그룹 출신 솔로들이 1인 기획사를 운영 중이다. 송지은은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싶은 마음도 컸다고 고백했다.

“과거의 제가 그랬던 것처럼, 어린 후배들은 선배들을 보면서 크거든요. 이겨내지 못하고 뒤로 숨는 선배가 되고 싶진 않았어요. 분명히 저와 같은 고민을 한 후배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스스로 잘 만들어 가는 모습을 통해 후배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어주고 싶었어요.”

4년만에 선보인 미니앨범, 치열한 고민의 결과
송지은 대표가 이끄는 원소울이앤엠의 첫 결과물은 지난달 26일 발표한 송지은의 디지털 미니앨범 ‘Dream’. 송지은은 타이틀곡 ‘MIL(Make it love)’에 참여한 동시에 뮤직비디오와 자켓 촬영에도 직접 참여했다. 4년 만에 미니앨범을 발표했지만 라디오 등 음악과 연관된 활동 외에는 최소화했다. 여기에는 오롯이 음악으로 소통하고 싶다는 송지은의 의견이 적극 반영됐다.

“저에게 맞는 예능을 골라서 나가기도 힘든 게 현실이고 제가 가진 텐션과는 조금 안 맞더라고요. 음악으로 소통해보고 싶었어요. 그렇게 하고 나니 보완해야 할 것들이 보이긴 해요. 방송 활동을 안 하다 보니 제가 컴백한 것 자체를 잘 모르시더라고요. 어떤 방법으로든 컴백을 알려야 사람들이 클릭하고 음악을 들을 확률이 높아지는 거니까 다음 활동 때는 보완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송지은의 새 앨범에는 ‘DREAM’은 ‘꿈’이라는 주제로 세 가지 각기 다른 컬러를 가진 곡이 수록됐다. 장르에 대한 고민 끝에 타이틀곡은 청량한 트로피컬 사운드가 돋보이는 ‘MIL(Make it love)’가 선정됐다.

“‘대중이 생각하는 송지은이라는 가수는 어떤지’ 고민이 많았어요. 어두운 발라드 ‘미친거니’로 사랑받기도 했고 ‘예쁜 나이 25살’의 퍼포먼스로 사랑받기도 했지만 ‘만들어진 것’이었죠. 제가 할 수 있는 것 중에 가장 잘 어울릴 것 같은 것으로요. ‘그럼 내가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이지?’ 고민했어요. 연초에 앨범을 기획할 당시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릴 때였어요. 모두들 많이 답답하고 힘들 때였죠. 음악이 주는 힘에 대해 생각했고 제 노래를 통해 자유로움, 해방감, 시원함을 느끼게 해드리고 싶었어요. 퇴근길에 바람을 맞으면서 걷는 느낌이요. 발라드로 시원함을 느낄 수는 없고 댄스와는 서서히 멀어지고 싶었기 때문에 가장 잘 어울리는 장르, 트로피컬을 선택하게 됐어요.”

예쁜 나이 서른, 송지은이 진정 원하는 것
송지은은 자신이 하고 싶은 것과 대중이 자신에게 원하는 것의 기로에서 많이 고민했다고 고백했다. 고수할 것은 하되 고집부리지 않는 것이 중요했다고. 그는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하고 싶어도 들려지고 팔려야 계속 음악 작업을 할 수 있는 것 아니겠나”라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비주얼적으로는 더 상큼하게 꾸미되 음악은 손대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음악은 내가 하고 싶은 것으로 고수했다”고 밝혔다.

가장 애정이 가는 곡은 2번 트랙 ‘신기루’. 송지은은 “누구의 말에도 흔들리지 않고 온전히 불러서 낸 곡이라 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팬들에게 전하는 팬송 ‘Cradle song’에는 감사한 마음을 담았다. 송지은은 “평소 표현을 잘 못 해서 팬카페에 긴 글을 남기거나 노래로 표현하곤 한다. 팬들도 나와 똑같다. 말을 걸거나 요구하지 않고 지켜보는 스타일이더라”고 말했다.

송지은은 인터뷰를 통해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쑥스러워하면서도 담담하게 자신의 진심을 전했다. 송지은은 “가수 송지은의 노래를 좋아해줄 뿐 아니라 사람 송지은을 지켜봐주시고 격려해주시는 것 같아서 항상 너무 감사하다”며 “팬들은 나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팬들을 생각하면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지고 좋은 것을 전달하는 가수가 되고 싶어진다. 이제 시작했으니까 멈추지 않고 잘 나아가보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스물아홉에서 서른 즈음에 치열하게 고민했고, 성장통도 겪었어요. 이제는 고민을 끝냈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확신이 생겼어요. 이제는 다가오는 모든 것이 선물처럼 느껴져요. 더 감사할 수 있고 행복할 수 있죠.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이 있을 때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이번 앨범 냈으니 다음 앨범 구상해야죠. 하하.”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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