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으로 뛰어야 했던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이 코치·선수들에게 미안한 이유

입력 2020-08-19 17: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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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위성우 감독. 사진제공|WKBL

아산 우리은행은 국내여자프로농구 최강으로 꼽히는 팀이다. 위성우 감독(49)이 지휘봉을 잡은 2012~2013시즌부터 8시즌 중 7시즌에 걸쳐 리그 정상을 차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조기에 종료된 2019~2020시즌에도 21승6패로 1위에 올랐다.

그러나 ‘2020 우리은행 박신자컵 서머리그’에선 사정이 다르다. 우리은행은 16일부터 청주체육관에서 열리고 있는 대회 조별리그(A조) 3경기에서 1승2패로 준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예견된 결과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프로팀에 한해 팀별 만 30세 이상의 선수 3명을 제외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정규시즌에 제대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는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자는 박신자컵의 취지에 따라 유망주들의 출전시간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우리은행은 베테랑 김정은(32), 박혜진(30) 등의 비중이 큰 팀이다. 둘은 아예 서울 장위동 숙소에 머물며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다. 게다가 우리은행은 당초 대회 개막 때 9명으로 선수 명단을 꾸렸으나 박지현(20), 최은실(26) 등이 대회 도중 부상으로 빠졌다. 18일 대구시청과 조별리그 3차전 도중에는 나윤정(22)마저 발목 부상을 당해 교체선수 없이 5명으로 경기를 마쳐야 했다. 벤치에서 팀을 이끌던 전주원 코치(48)는 선수기용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대회 내내 관중석에서 경기를 바라봤던 위 감독의 표정은 씁쓸했다. 그는 “일단 선수들과 전 코치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몇몇 팀들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기 위해 별도의 준비를 한 것으로 안다. 우리는 별도의 준비 없이 새 시즌에 맞춰 운동을 해왔다. 게다가 부상자도 많아서 적은 인원으로 엄청 고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선수층이 두껍지 않은 팀 사정상 이번 대회보다는 새 시즌에 포커스를 두고 준비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다만 선수들과 전 코치에게 미안한 마음이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위 감독은 “어려운 가운데서도 신인 신민지가 기대이상으로 잘했다. 어린 선수들에게는 힘들지만 좋은 시간이 됐다고 본다. 대회를 마치고 서울로 올라가면 부상 선수들의 호전 상태를 보고 다시 새 시즌을 위한 정상 훈련을 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청주|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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