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다만 악’ 심영은 “서툰 한국말 연기? 中 친구 녹음 수백번 연습”

입력 2020-08-20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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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를 통해 ‘신 스틸러’라는 수식어를 얻은 연기자 심영은이 9월19일 첫 방송하는 KBS 2TV 주말드라마 ‘오! 삼광빌라’로 활동 보폭을 넓힌다.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신 스틸러로 떠오른 심영은

“국적 불명의 외모? 저 한국인 맞아요
목표는 롱런…40·50대가 기대됩니다”
‘신 스틸러’.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를 본 관객이라면 연기자 심영은(33)이 자연스럽게 떠오를 것이다. 극중 황정민의 딸을 납치하는 보모 린린 역으로 강렬한 잔상을 남긴 덕분이다. 태국에 살면서 한국말도 할 줄 아는 한족 캐릭터로, 국적불문의 말투와 외모가 호기심을 자극한다.

18일 서울시 서대문구 스포츠동아 사옥에서 만난 심영은은 “그래서인지 요즘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저 한국인 맞아요’라는 말을 제일 많이 한다”며 웃었다. 실제로는 영화 속 린린과는 180도 다른, 발랄하고 애교 많은 성격의 소유자다.

“작년 6월부터 한 달 반 동안 오디션만 세 번을 봤어요. 끝에서는 독기가 오르더라고요. 린린을 생활력 강한 여성들이 많은 한족으로 설정해 말투를 미리 연습하고, 부끄럽지만 머리도 감지 않은 채 ‘땟국물 줄줄 흐르게’ 해서 3차 오디션에 갔어요. ‘관객이 진짜 외국인 연기자로 착각할 만한 사람’을 찾던 홍원찬 감독님의 눈에 그런 점이 좋게 보였나 봐요. 합격했죠.”

배우 심영은.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13살 무렵 2년간 중국에서 살았던 경험과 현지 지인들의 녹음 파일까지 총동원해 중국어와 태국어 대사를 입에 붙였다. 서툴게 한국말을 구사해야 하는 점도 난관이었다. 중국인 친구들에게 한국말 녹음도 함께 부탁해 수백번을 따라했다. 수많은 준비 끝에 작년 11월 태국 로케이션에 합류했다.

“영광스럽게도 황정민 선배님과 함께 촬영하게 됐어요. 호흡을 위해 하나하나 신경 쓰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배웠죠. 카메라가 돌아가면 눈빛이 확 변해 ‘깡’과 독기를 품은 캐릭터로 변하니 무서워서 눈도 못 마주치겠는 거예요. 그래도 영화로 보니 제가 잠깐이나마 선배님의 눈을 ‘째려보긴’ 하더라고요. 다행이다 싶었죠. 하하하!”

언제 만날까 싶었던 선배들과 함께 연기하고, 처음으로 7월31일 극장 무대인사에까지 올랐다. 영화도 19일 현재까지 381만여 관객을 모았다. 꿈만 같은 나날을 보내는 데에는 남편이자 배우인 박원빈(40)의 공이 컸다.

배우 심영은.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상명대 선배인 남편은 제게 동료이자 선생님이기도 해요. 소속사가 없는 탓에 남편이 태국까지 따라와 뒷바라지해 줬어요. 첫 결혼기념일도 태국 촬영장에서 맞았죠. 얼마 전 KBS 2TV ‘오! 삼광빌라’ 첫 촬영에도 함께 가주고요. 티는 안 내지만 남편도 같은 연기자인데 부러운 감정이 왜 없겠어요. 저 또한 그 마음을 잘 알기에 그저 고맙고 미안하죠.”

대학 졸업 후 곧바로 연극무대에 뛰어든 지 올해로 딱 10년째다. 그는 “버틴 것이 연기의 원동력”이라 여기고 있다. “그런 덕분에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 출연해 부모님께 효도했다”며 크게 웃었다.

“이제 남은 목표는 ‘롱런’이죠. 저의 40대와 50 대가 오히려 기대돼요. 4, 5년만 지나면 이정은, 김선영 선배님처럼 어떤 역할을 맡아도 ‘나의 옷’으로 보일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들어요.”

심영은 프로필
▲ 1987년 12월21일생
▲ 2010년 상명대 연극영화과 졸업
▲ 2011년 연극 ‘상계동 덕분이’로 데뷔
▲ 2012년 연극 ‘서툰 사람들’ 주연
▲ 2014년 영화 ‘마이너클럽’
▲ 2017년 KBS 2TV ‘김과장’
▲ 2018년 OCN ‘신의 퀴즈5’
▲ 2020년 KBS 2TV ‘오! 삼광빌라’ 출연 예정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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