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 인사이드] 38세 김강민의 ‘중견수 374이닝’만한 가치가 또 있을까요?

입력 2020-08-20 16: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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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김강민. 스포츠동아DB

SK 와이번스 김강민(38)은 ‘짐승’으로 불린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비력으로 상대 타자들의 안타성 타구를 낚아채는 모습에 이같은 애칭이 붙었다. 이는 비단 전성기 시절에 국한하지 않는다. 38세인 지금도 그 면모를 유지하고 있다. 중견수 포지션의 특성을 고려하면, 김강민의 퍼포먼스는 엄청난 가치를 지닌다.

중견수는 외야 포지션 중 가장 넓은 수비범위를 요한다. 좌·우익수와 견줘 타구의 휘어짐은 덜하지만, 외야의 중심을 잡아야 하는 책임감이 크다. 빠른 발과 순발력, 타구판단 능력은 필수다. 박해민(삼성 라이온즈), 정수빈(두산 베어스) 등 ‘날쌘돌이’ 이미지를 가진 선수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강민의 케이스는 조금 다르다. 전성기 때와 비교해 순발력과 스피드는 감소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19일까지 올 시즌 중견수로 374이닝(64경기)을 소화했다. 남다른 타구판단 능력과 송구능력이 녹슬지 않은 덕분에 지금까지도 대체불가 중견수로 군림하고 있는 것이다. 젊은 선수들이 치고 올라올 만도 한데, 워낙 수비 센스가 뛰어나다 보니 경기 막판 중견수 대수비로 출장하기도 한다.

수비 지표만 봐도 김강민의 진가가 드러난다. 올 시즌 10개 구단 중견수 중 3번째로 많은 5개의 보살을 기록했다. 녹슬지 않은 송구능력을 보여주는 증거다. 상대 타자의 타구가 김강민을 거쳤을 때 진루 허용률도 36.2%(94시도 34진루)에 불과하다. 무사 또는 1사에서 김강민이 뜬공을 잡았을 때 3루 주자가 홈을 파고들지 못한 경우가 2차례다. 3루 주루코치는 홈 쇄도를 지시할 때 외야수의 송구능력도 고려해야 한다. 김강민의 송구는 여전히 공포의 대상이라는 의미다.

수비뿐 아니라 타격에서도 준수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를 대체하기 쉽지 않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19일 기준 73경기에서 타율 0.270(174타수 47안타), 6홈런 ,29타점, 4도루, 출루율 0.328을 기록했다. 득점권에서도 타율 0.302, 2홈런, 24타점으로 집중력을 뽐냈다. 팀 성적이 9위까지 처진 암울한 상황이지만, 공수 양면에서 대체 불가능한 베테랑의 건재는 SK의 또 다른 동력이다. 그것도 센터라인의 한 축인 중견수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박경완 SK 감독대행도 20일 인천 삼성 라이온즈전에 앞서 “센터라인 수비를 잘한다는 평가를 받는 선수는 어떤 포지션이든 다 해낼 수 있다”고 밝혔다.

박 대행은 김강민을 전성기 시절부터 근거리에서 지켜본 인물이다. 입단 초기에는 4~5년간 룸메이트를 했을 정도다.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변치 않는 김강민의 수비력을 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그는 “지금 김강민의 수비력은 누구와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다”며 “체력적으로 타고났고, 스타트와 타구판단 능력은 국내에서 톱클래스다. 지금 나이까지 수비로 버티는 것 자체가 대단한 것”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인천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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