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승률 1위’ KT의 변화, 마지막 퍼즐까지 맞춰져간다

입력 2020-08-2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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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이강철 감독. 스포츠동아DB

창단 첫 포스트시즌(PS) 진출을 목표로 야심 차게 시즌을 시작했지만 시작은 꼬였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짜둔 플랜 A는 물론 B, C 단계의 계획까지 어그러졌다. 예년까지의 흐름이라면 그대로 추락해도 이상할 게 없을 때 ‘마법’은 시작됐다. 별다른 지원이 없었지만 ‘있는 자원’이 약점을 강점으로 탈바꿈시켰다. KT 위즈는 달라졌다.

KT는 6월 15일까지 13승22패(승률 0.371)로 8위에 그쳤다. 당시 5위 KIA 타이거즈와 벌써 5.5경기차로 벌어졌고, 선두 NC 다이노스와는 13경기차였다. 오히려 하위권의 SK 와이번스, 한화 이글스의 추격을 걱정할 때였다. 문제는 평균자책점(ERA) 6.10으로 최하위에 처진 마운드였다. 클로저 이대은을 축으로 필승조로 분류해놓았던 김재윤, 김민수, 손동현, 하준호 등이 차례로 무너졌다.

이강철 KT 감독은 손놓고 있을 수 없었다. 지난해 그랬듯 또 한번 있는 선수들을 바탕으로 불펜을 재건했다. 지난해 선발과 불펜을 오갔던 정성곤과 주권에게 맞는 옷을 입혀줘 필승조로 활용했듯, 올해도 2군에서 선발수업을 겸하던 좌투수 조현우에게 우타자 상대를 맡겼다. 투구 폼에 장점이 있기 때문에 원포인트 이상을 해줄 것이란 믿음이었다. 여기에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했던 베테랑 유원상과 이보근에게도 확실한 신뢰를 보냈다. 기본적으로 역량은 갖춘 선수들이라 감독의 신뢰가 더해지니 기대대로 활약하기 시작했다.

‘강철 불펜’ 시즌2의 탄생이다. 그러자 무섭도록 치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6월 16일부터 8월 23일까지 2개월 넘는 동안 KT는 33승1무17패(승률 0.660)로 이 기간 중 1위다. 키움 히어로즈(0.614), 두산 베어스(0.547)에 여유 있게 앞선다. 이 기간 팀 ERA 1위(4.00), 불펜 ERA 2위(3.76)로 환골탈태했다.

어느덧 시즌 성적 46승1무39패로 5위까지 도약했다. 3위 LG 트윈스(51승1무38패)와도 3경기차라 가시권이다.

타 팀 투수들을 떨게 하는 타선에서 유일한 고민거리 또한 해결의 기미가 보인다. 바로 강백호와 멜 로하스 주니어의 공존이다. 로하스는 23일 “나와 (강)백호가 함께 잘한 적이 없다. 내가 잘하면 백호가, 백호가 잘하면 내가 부진했다”며 “우리 둘이 함께 활약하면 1위까지도 가능하다”고 자부했다. 실제로 강백호는 7월 10일 수원 삼성 라이온즈전서 시즌 12호포를 때린 뒤 다음 아치를 그리기까지 40일이 걸렸다. 강백호와 로하스의 동반 홈런이 한 달 이상 만에 터진 것이다. 이제 조용호~황재균의 테이블세터진에, 로하스-강백호의 중심타선이 동반 폭발한다면 시너지는 어마어마하다.

약점은 강해졌고, 강점은 더 강해져간다. KT의 올 시즌 도약은 지금이 종착지가 아니다.

수원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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