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넷’ 예매율 80%…코로나시대 ‘구원투수’ 되나

입력 2020-08-26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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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극장이 코로나19 늪에 빠진 가운데 ‘명장’으로 통하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테넷’이 구원투수가 될지 주목받는다. 사진은 26일 개봉한 ‘테넷’의 한 장면. 사진제공|워너브라더스코리아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2400억짜리 대작 오늘 전세계 동시 개봉

유료시사 관객수로 박스오피스 2위
난해한 스토리, 반복 관람 기대감도
놀란 감독 “이해하려 하지말고 느껴”
“그저 느껴라!”

영화 ‘메멘토’ ‘인셉션’ ‘인터스텔라’ 등으로 명장의 반열에 오른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말이다. 자신의 신작 ‘테넷’을 바라보는 엇갈린 시선에 그는 이런 극중 대사로 답했다. 일치하지 않는 평가는 영화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을 대변하는 듯 보인다. 실제로 ‘테넷’은 감염병 시대, 쉽게 빠져나올 수 없을 것 같은 침체의 늪에 빠진 세계 극장과 영화계에 활력을 불어넣어줄 기대작으로 일찌감치 꼽혀왔다. 제작비 2400억원(2억 달러) 규모의 블록버스터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몇 차례 개봉을 연기한 끝에 26일 한국을 비롯해 세계 동시 공개한다.

과연 ‘테넷’은 기대에 답하며 전 세계 극장가와 영화계에 ‘구원투수’가 되어줄까.

80%대 예매율… ‘n차’ 관람 가능성까지
기대는 현실이 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높다. 영화는 지난 주말인 22일과 23일 변칙개봉 논란 속에 ‘유료 시사’ 방식으로 선보여 전국 585개 상영관에서 8만4000여명(이하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의 관객수로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또 예매율도 25일 80%대로, 박스오피스를 장악할 것임을 예고했다.

반복관람을 뜻하는 ‘n차’ 관람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영화는 시간적 흐름을 뒤집는 인버전이라는 시스템을 소재로 과거와 현재, 미래를 오가며 3차 세계대전을 막기 위해 분투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하지만 모호한 줄거리와 깊은 철학적 감성은 일부 “난해하고 이해하기 쉽지 않다”는 평가를 자아낸다. “창의적이고 획기적”이라는 호평이 대척점을 이룬다. “이해하려 하지 말고 그저 느끼라”는 대사를 실감한다는 관객이 적지 않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은 ‘메멘토’ ‘인셉션’ ‘인터스텔라’ 등을 통해 시공간과 기억, 의식과 무의식을 넘나들며 이야기를 펼쳐왔다. ‘테넷’ 역시 엇비슷한 감성으로, 스토리와 메시지를 이해하려는 관객의 잇단 발길을 이끌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인셉션’과 ‘인터스텔라’ 등이 반복관람의 행렬을 경험했다.

“감염병 딛고 활력을”
전망은 실제 흥행 수치에 대한 관심을 낳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세로 극장 관객은 크게 줄어들고 있다. 24일 6만3788명으로, 7월27일 9만8763명 이후 처음으로 하루 10만명이 되지 못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실행과 3단계 격상 우려에 대표적 다중이용시설인 극장에 가기를 주저하는 분위기 탓이다.

하지만 높은 예매율로 드러난 극대화한 관객 호기심은 엇갈리는 평가와 감염병 사태 속에서도 힘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유안타증권은 25일 국내 대표적인 멀티플렉스 극장 체인 CJ CGV의 실적 전망을 통해 “한국영화 기대작 및 ‘테넷’의 개봉으로 3분기 한국 박스오피스가 1분기와 비슷한 레벨로 회복될 것”이라고 조심스레 내다봤다. 한 멀티플렉스 극장 관계자는 “감염병 확산세로 방역 노력이 자칫 허사가 될까 두렵다”면서 “한국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흥행세에 ‘테넷’이 새롭게 힘을 더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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