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본질은 스크린”…BIFF, 오프라인 개막

입력 2020-09-18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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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포스터.

내달 21∼30일 영화의 전당 개막
5개 스크린서 영화 190여편 상영
“거리두기 단계 상향 땐 취소 각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가 규모를 축소해 개최키로 한 가운데 감염병 확산의 시대에 영화 극장의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를 마련한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당초 예정을 2주 미룬 10월21일 개막해 예년의 약 70% 수준인 190여편의 영화 상영에 집중한다. 30일까지 68개국 192편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5개 스크린에서만 상영한다. 개폐막식을 비롯해 다양한 부대행사와 이벤트는 생략하기로 했다.

국내외 적지 않은 영화제가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오프라인 축제를 취소·연기하거나, 온라인 및 온오프라인 동시 개최 등으로 돌파구를 모색한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그만큼 극장 스크린에 투사되는 매체로서 영화의 의미와 극장 상영 방식을 지키려는 의지로 비친다.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은 “저작권 문제와 온라인 상영에 대한 감독 등 초청작 출품자들의 의사 존중 등 기본적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온라인 개최에 미련을 두지 않고,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나 3단계로 가면 올해 영화제를 취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사태는 역설적으로 거장들의 영화를 대거 선보이는 계기가 되고 있다. 남동철 수석프로그래머는 “예년보다 편수는 줄었지만 코로나19 환경에서 굉장히 많다”면서 “거장 감독들과 다른 영화제 화제작을 소개하게 됐다”고 말했다. 훙진바오(홍금보)·위안허핑(원화평)·쉬커(서극) 등 홍콩 명장 7명이 함께한 옴니버스 영화 ‘칠중주:홍콩 이야기’를 개막작으로, 왕자웨이(왕가위)의 ‘화양연화’ 복원판, 구로사와 기요시의 ‘스파이의 아내’, 차이밍량의 ‘데이즈’, 오손 웰즈의 ‘호퍼/웰즈’ 등 거장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남 수석프로그래머는 이와 함께 “올해 코로나19로 열리지 못한 칸 국제영화제가 선정한 작품 56편 가운데 23편을 상영한다”고도 밝혔다.

이렇게 채워지는 영화제 라인업의 한 축은 한국배우들이 담당한다. 정진영(사라진 시간), 안재홍(울렁울렁 울렁대는 가슴안고) 등 감독으로 나선 배우들이 다채로운 장단편영화를 소개한다. 또 미국의 권위 있는 독립영화제인 선댄스영화제에서 올해 심사위원 대상과 관객상을 받은 한국계 리 아이작 정 감독의 미국영화 ‘미나리’의 주연 한예리와 윤여정도 관객을 만난다. 정우성은 영화 ‘강철비2:정상회담’의 확장판을 선보일 예정이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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