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닷 “부자 소문 사실 아냐, 월세 밀려 쫓겨나기도”

마이크로닷 “부자 소문 사실 아냐, 월세 밀려 쫓겨나기도”

가수 마이크로닷이 힘들었던 뉴질랜드 생활을 떠올렸다.

5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제서야 조심스레 말을 꺼내봅니다(부모님의 빚투 사건과정)’ 영상을 공개한 마이크로닷. 그는 영상을 통해 “먼저 우리 부모님으로 인해 피해를 봤던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자신을 둘러싼 소문에 대해 해명했다.

마이크로닷은 “‘부자로 자랐다’ ‘곱게 자랐다’ ‘여유 있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뉴질랜드로 떠나) 처음 살았던 집은 장례식장에 가기 전에 시신을 보관하는 지하 화장터였다. 사람이 살 수 없는 집이었는데 감사히 지내게 됐다. 하지만 되게 힘들었다. 환경이 급변하는 와중에 기술이 딱히 없었던 부모님은 일자리를 못 찾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도시어부’에서 말했듯 매일 똑같이 수제비를 먹었다. 거짓말이 아니다. 낚시를 나가면 몇 주 동안 먹을 생선을 잡을 수 있었다. 고기는 비싸니까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음식이었다”고 털어놨다.

마이크로닷은 “그런 환경에서 뉴질랜드 생활이 시작됐다. 나는 한국어보다 영어부터 배웠다. ‘월세가 밀려서 쫓겨난다’는 내용의 우편물을 많이 읽은 기억이 있다”고 고백했다.

마이크로닷과 그의 형 산체스의 부모는 20여 년 전 충북 제천에서 친척과 이웃, 친구 등 지인 10여명으로부터 수억 원을 빌린 뒤 갚지 않고 잠적해 해외로 도주했다. 당시 제천 지역 주민들은 마이크로닷 부모를 상대로 사기·배임 등 혐의로 고소했지만 이들이 뉴질랜드로 도피하면서 해당 사건은 이듬해 ‘피의자 소재 불명’을 이유로 기소 중지됐다.

마이크로닷 부모는 인터폴 적색수배에도 귀국하지 않다가 국내 변호인을 내세워 고소인 일부와 합의 후 지난해 4월 자진 귀국했고 바로 체포됐다. 지난해 10월 충북 청주지법 제천지원 형사단독(하성우 판사)은 마이크로닷 부친 신 씨에게 징역 3년을, 모친 김 씨에게 징역 1년을 각각 선고했다. 항소심에서도 원심 판결이 유지됐다.

마이크로닷은 당초 부모의 사기 관련 폭로 글이 온라인에 확산되자 “허위 사실”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후 뒤늦은 사과를 전하고 활동을 중단했다가 자숙 끝에 지난달 25일 새 앨범을 발표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