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부문 1위 우뚝 김세영, “이제는 세계랭킹 1위가 목표”

입력 2020-11-23 12:46: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김세영.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빨간 바지를 입고 수차례 드라마 같은 역전 우승을 일궜던 ‘빨간 바지의 마법사’, ‘역전의 여왕’은 이번에는 빨간 치마를 입고 등장했다. 선두로 맞은 최종 라운드, ‘내 사전에 역전패는 없다’는 듯 빈틈을 보이지 않았고 결국 여유있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메이저 퀸’ 김세영(27·미래에셋)이 시즌 2승, 통산 12승에 성공했다. 2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벨에어의 펠리컨 골프클럽(파70)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펠리컨 챔피언십(총상금 150만 달러·16억7500만 원)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3개를 맞바꾸며 이븐파를 기록, 나흘 간 합계 14언더파 266타로 우승상금 22만5000달러(2억5000만 원)을 손에 넣었다. 2위 앨리 맥도널드(미국·11언더파)를 3타 차로 따돌렸다.

맥도널드에 5타 앞서 출발한 김세영은 13번(파4) 홀까지 버디 2개와 보기 2개로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반면 같은 조의 추격자는 2타를 따라붙어 둘의 간격은 3타 차까지 좁혀졌다. 직전 대회인 드라이브 온 챔피언십에서 데뷔 첫 우승을 차지했던 맥도널드도 견고했다. 12번(파3)~13번(파4) 홀에서 어려운 파세이브에 연속 성공하는 등 선두를 압박했다. 하지만 최종일 숱한 명승부를 연출했던 김세영은 흔들리지 않았다. 승부처는 14번(파5) 홀이었다. 나란히 3번째 샷을 그린에 올린 가운데 김세영이 먼저 4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다. 그보다 거리가 짧았던 맥도널드의 버디 퍼트는 살짝 빗나갔고, 둘의 간격은 다시 4타로 벌어졌다. 맥도널드는 16번(파4) 홀에서 1타를 잃었고 마지막 18번(파4) 홀에서 김세영이 보기를, 맥도널드가 버디를 적어냈지만 이미 승부는 결정된 뒤였다.

지난 달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 퀸 영광을 안았던 김세영은 한 달여 만에 다시 출전한 펠리컨 챔피언십에서 초대 챔피언에 오르며 2개 대회 연속 우승으로 시즌 2승과 함께 2015년 LPGA 투어 진출 이후 통산 12승을 달성했다. 박세리(은퇴·25승), 박인비(20승)에 이어 한국인 LPGA 통산 최다승 단독 3위.

무엇보다 2020시즌을 ‘김세영의 해’로 만들어가고 있다. 우승상금 22만5000달러와 올해의 선수 포인트 30점을 보태 시즌 상금 113만3219달러, 누적 포인트 106점으로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은 박인비(시즌 상금 106만6520달러·90점)를 제치고 두 부문 모두 단독 1위로 올라섰다. 교포 대니얼 강(미국)과 함께 2승으로 다승 공동 선두에 이름을 올리며 기존 1위였던 평균타수(68.111타)까지 총 4개 부문 1위로 우뚝 섰다.

현재 여자골프 세계랭킹 2위인 김세영은 “메이저 우승 이후 처음 나온 대회에서 12승째를 따내 기쁘다”며 “9번 홀이 끝나고 감이 살짝 좋지 못했다. 14번 홀에서 버디를 잡을 때까지 부담이 있었다”고 말했다. 올 시즌 남은 3개 대회 중 마지막 2개인 메이저 대회 US여자오픈과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나서는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에 출전할 예정인 그는 “우승하고 나면 자신감이 더 생긴다. US오픈이 코스가 어렵지만 최근 2개 대회 우승의 기운을 이어간다면 남은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기대할 만하다”고 밝힌 뒤 가슴 속 깊이 품었던 목표를 털어놨다.

“올해 세계 1위가 되는 것이 ‘위시 리스트(wish list)’ 중 하나다. 올해 목표는 올림픽 금메달이었는데 (올림픽이) 연기되면서 세계 랭킹 1위로 목표를 변경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