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김민·김형준·김기훈·이유찬, 베이징 키즈의 이른 입대

입력 2020-12-09 16: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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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 김형준, 김기훈, 이유찬(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각각 현장과 프런트를 이끄는 감독과 단장에게는 선수 한 명 한 명이 귀하다. 쓰임새가 있을 것 같은 선수를 군대에 보내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이른바 ‘군테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수년간 고생한 팀이 생긴 이유다.


올 겨울 구단들의 분위기는 예년과 사뭇 다르다. 팀의 ‘코어’ 유망주라고 분류할 만한 선수들 여럿이 상무 야구단에 원서를 냈다. 물론 서류 및 체력검사에서 탈락할 가능성도 남아있긴 하지만, 팀별로 주전 또는 알짜배기 백업 역할을 맡아온 자원이기에 과감한 선택이다. 지난해까지는 12월초 상무 입대 확정자가 발표됐는데, 올해는 예년보다 전형이 늦다. 내년 1월쯤 발표 후 3월 입대 예정이다.


올 시즌 1군에서 쓰임새가 있었던 이들로만 추려도 최성영, 배재환, 김성욱, 김형준(이상 NC 다이노스), 김민, 강현우(이상 KT 위즈), 임병욱, 주효상(이상 키움 히어로즈), 김기훈, 한준수(이상 KIA 타이거즈), 이유찬(두산 베어스), 박명현(롯데 자이언츠) 등이다. 투수와 포수 자원이 넘치는 가운데 1군 백업급 선수도 상무 합격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만약 3월 입대에 실패한 선수가 있다면 일단 2021시즌을 치른 뒤 여름 추가모집에 지원하는 것을 염두에 둔 구단도 있다.


이름값을 따지면 김성욱(27), 임병욱, 배재환(이상 25) 등이 1군에서 보여준 게 많은 선수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입대 시점을 더 이상 미루기 어려운, 평균적인 시점의 결정이다. 반면 이유찬(22), 김민, 김형준(이상 21), 김기훈(20) 등은 팀 내 최상위급 유망주들로 올해도 1군에서 자주 모습을 비췄다.


이들이 가진 또 하나의 공통점은 한국야구대표팀이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모습을 보고 야구를 시작한 ‘베이징 키즈’라는 점이다. 1982년생(이대호·김태균·오승환·정근우), 1990년생(안치홍·허경민·오지환·박건우) 등을 잇는 또 하나의 ‘세대’로 꼽힌다.


수도권 A팀 관계자는 “지금 당장 확실히 간판의 역할을 해주는 자원이 아니라면 차라리 군 문제를 일찍 해결하는 쪽이 선수에게 유리하다. 구단 입장에선 뎁스 역할을 해줄 선수가 2년 가까이 빠지는 게 아쉽긴 하지만 미래를 내다보려면 어쩔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수도권 B팀 관계자 역시 “예년에 비해 입대 시점이 빨라지는 추세다. 이제 최상위급 지명 유망주도 2년 안에 군에 가는 경우가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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