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한령 규제 중국에 뜬 ‘OTT 한류’

입력 2020-12-15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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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사진제공|tvN

아이치이, tvN 드라마 제작에 참여
‘편의점 샛별이’ 등 30여 편 구매도
올해 여름 한국관광공사가 중국 관광객을 겨냥한 프로모션을 벌이면서 ‘한한령’ 규제가 풀리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을 낳았다. 2017년 3월 우리 정부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결정에 반발한 중국의 한국 콘텐츠 규제 조치 이후 3년 6개월 만의 청신호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한한령’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 OTT(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 서비스) 등이 한국드라마에 쏟는 관심이 끊이지 않는다.

중국의 대표적 OTT인 아이치이가 내년 상반기 방송하는 tvN 드라마 ‘간 떨어지는 동거’ 제작에 참여한다. 장기용과 이혜리가 주연하는 드라마는 아이치이를 통해 전 세계 공개된다. 지난해 말 기준 유료 구독자가 1억500만명으로 알려진 아이치이는 또 ‘나를 사랑한 스파이’ ‘편의점 샛별이’ 등 30여편의 한국드라마를 구매했다. 전지현이 주연하는 드라마 ‘지리산’의 판권도 확보했다. 이에 앞서 중국의 대형 전자상거래업체 징둥닷컴은 ‘사랑의 불시착’에 간접광고(PPL)를 집행하기도 했다.

이처럼 중국의 한국드라마에 대한 관심은 동남아 시장을 노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사랑의 불시착’을 비롯한 ‘사이코이지만 괜찮아’ ‘스타트업’ 등 한국드라마가 동남아권에서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돼 ‘많이 본 콘텐츠’ 1위를 차지하는 등 인기가 높은 가운데 향후 그 시장이 OTT를 중심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실제로 지난해 시장조사업체 데이터시스는 약 20억 인구인 동남아에서 OTT 유료 잠재 구독자가 5억6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도 지난해 인도네시아의 예를 들어 “인터넷 보급률, 민간소비지출 등 OTT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며 “2021년까지 2억6000만 인구 중 최소 1억명이 OTT를 이용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커지는 동남아 시장과 OTT 유통망 속에서 드라마 등 한국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소비도 확대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국내 드라마 등 콘텐츠 생산자들이 이를 눈여겨봐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SK브로드밴드 임성진 씨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방송 트렌드&인사이트’에서 “동남아 OTT 서비스 경쟁은 훨씬 더 치열해질 것”이라면서 “한류 콘텐츠는 그 핵심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고 밝혔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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