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면분할이 뭐기에” 동학개미 관심집중

입력 2021-04-12 18: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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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카카오가 액면분할을 실시하면서 주식 액면분할에 대한 동학개미들의 관심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액면분할 종목에 대해 단기 호재가 아닌 기업가치를 따져 장기적으로 접근할 것을 권한다. 사진은 서울 중구 하나은행 주식전광판.

주식 수 늘린 카카오, 상승세 이어갈까
카카오 액면분할 시 1주당 11만원으로
고가의 우량주 매수 부담 낮아져
단기 수익 아닌 장기적 투자해야
직장인 A씨는 15일 카카오 액면분할에 대비해 증권계좌에 입금을 완료했다. 카카오 1주당 5개로 쪼개지게 되면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하기에 추세를 보다가 매수에 나설 계획이다. A씨는 “카카오는 전망이 있다고 확신했으나 고가 우량주여서 매수를 망설였다”며 “이제는 가격이 낮아진 만큼 부담 없이 투자해 카카오의 성과를 함께 공유하겠다”고 만족해했다.

주주친화정책, 긍정적 시각많아

A씨의 경우처럼 주식 액면분할에 동학개미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코스피 3000시대가 열리는 등 주가가 급등하자 액면분할에 나서는 상장사가 늘었기 때문이다. 올해 액면분할을 공시한 카카오, 현대중공업지주, 한국석유공업, 삼일제약, 펄어비스, 대한제당, 하이스틸, 판타지오, 바른전자 등이 대표 업체다.

액면분할은 주식 액면가액을 일정한 비율로 나눠 주식 수를 늘리는 것을 말한다. 카카오의 경우 14일까지 주식 거래 정지 후 15일 액면가액 500원짜리 1주를 100원짜리 5주로 나누는 액면분할을 한다. 이렇게 되면 9일 종가 기준 55만8000원인 카카오의 주당 가격이 5분의 1인 11만1600원으로 낮아지게 된다. 총 발행 주식 수는 기존 8870만4620주에서 5배 늘어난 4억4352만3100주가 된다.

액면분할은 기업이 투자자 저변을 확대해 보다 많은 투자자와 부를 공유하는 주주친화정책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우량주 주가가 싸지면서 투자자들이 합류해 수요 기반이 확충되는 장점이 있다. 또 유동성 부족으로 기업가치 대비 저평가됐던 고가 우량주 경우에는 기업가치를 적정하게 평가받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주가에 미치는 영향

그렇다면 액면분할은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액면가는 내려가고 주식 수는 많아져 거래가 활성화되는 효과가 있어 주가를 상승시키기도 한다. 지난해 8월 미국 증시에서 테슬라는 액면분할 발표 이후 주가가 80% 가까이 상승한 데 이어 9월 액면분할 직후 첫 거래일에는 주가가 13% 급등했다.

하지만 액면분할을 주가 상승을 이끌 호재로만 단정하기는 어렵다. 액면분할로 바뀌는 것은 액면가와 주식 수일 뿐 주가를 움직이는 기업가치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는 2018년 5월 1주당 260만 원이 넘던 주식을 50:1로 분할했지만 이후 한동안 4만~5만 원대에서 횡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몸집이 가벼워지고 물량이 늘면서 곧바로 투자자가 몰려 주가에 날개를 달 것이란 시장 예상이 어긋난 것이다. 현재 8만 원대인 삼성전자 주가가 상승세를 탄 건 지난해 6월 이후 동학개미 열기와 반도체 업황 호조가 맞물리면서다. 김창권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액면분할 자체로는 주가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명확하게 정립된 이론이 없다”며 “하지만 카카오처럼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액면분할 이후 투자자들이 좀 더 쉽게 주식을 살 수 있게 됐을 때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액면분할 종목에 대해 단기 호재가 아닌 기업가치를 따져 장기적으로 접근하라고 입을 모은다. 황승택 하나투자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액면분할은 주가 상승의 기회보다 우량주에 투자할 기회가 많아지는 것으로 봐야한다”고 했다. 또 “액면분할이 기업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게 아니기에 이 자체로 매수의 목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며 “단기 수익보다는 기업가치를 따져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하기를 권한다”고 조언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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