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연속 코너 구간으로 이뤄져 난이도가 높은 BMW 드라이빙센터 서킷의 코스를 가볍게 주파하고 있는 BMW 뉴 M3, M4. 사진제공|BMW코리아
최대 출력 510마력으로 더 강력해진 심장
드리프트 연습까지 가능한 M트랙션 컨트롤 장착
제로백 3.9초, M5를 넘보는 고성능
BMW의 고성능 서브 브랜드인 ‘M’은 ‘운전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BMW의 브랜드 철학을 가장 잘 함축하고 있다. 국내에서 구입 가능한 약 34종의 M브랜드 차종 중에서도 M3와 M4는 BMW M을 상징하는 가장 아이코닉한 모델이자 브랜드의 자존심이다. 전기차가 득세하는 시대에 초고성능 내연기관차의 존재 이유는 무엇일까. BMW 드라이빙 서킷에서 M 모델 중에서도 상위 모델인 ‘컴페티션(Competition)’ 사양을 기본으로 갖춘 M3 컴페티션과 M4 컴페티션(이하 M3, M4)을 시승했다.드리프트 연습까지 가능한 M트랙션 컨트롤 장착
제로백 3.9초, M5를 넘보는 고성능
BMW는 전용 드라이빙 서킷을 가진 브랜드다
BMW M3와 M4는 BMW M 트윈파워 터보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을 장착하고 있다. 최대 출력은 510마력(6250rpm), 최대토크는 66.3kg·m(2750~5500). 고성능차에 대한 경험이 없는 운전자는 감당하기 힘든 고성능을 지닌 괴물 드라이빙 머신이다. 0~100km/h 도달시간은 3.9초다.
일반 도로에서 저런 성능이 무슨 소용이냐고? 맞는 말이다. BMW M 정도의 고성능차는 마땅히 서킷에서 타야 제 성능을 만끽할 수 있다. BMW는 국내 수입차 브랜드들 중 유일하게 인천 영종도에 자체 드라이빙 센터를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다. 고성능 M3, M4 시승행사도 BMW 드라이빙센터에서 열렸다.
BMW는 자체 드라이빙 센터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BMW의 고성능 차량을 자유롭게 다룰 수 있도록 하는 드라이빙 프로그램도 충실하게 갖추고 있다. 비기너부터 프로드라이버 수준까지 훈련이 가능하다.
원선회 코스에서 트리프트를 구사하고 있는 BMW M4. 사진제공|BMW코리아
짐카나, 드리프트, 서킷 고속 주행까지
M3와 M4 시승은 BMW 드라이빙센터의 다양한 훈련 프로그램 중 짐카나, 드리프트, 서킷 주행 등 3가지를 적용해 진행됐다.M3와 M4는 외관에서도 감탄사가 나오지만 차 문을 여는 순간 더 놀라게 된다. 운전석과 조수석에 장착된 M 카본 버킷 시트 때문이다. 압도적인 디자인과 성능을 지닌 이 시트는 일반 시트 대비 무려 10kg 가까이 가볍다. 맞춤 수트를 입은 것처럼 몸에 꼭 맞는 버킷 시트에 앉아 시동을 걸면 BMW M 차종 특유의 날카로운 배기음과 진동이 가슴을 뛰게 한다. 최근 득세하고 있는 전기차에서는 누릴 수 없는 호사다.
짐카나 코스에서 빠른 속도로 급차선 변경 코스를 빠져나가고 있는 M3. 사진제공|BMW코리아
가장 먼저 짐카나 코스로 이동했다. M3와 M4가 지닌 파워, 핸들링, 차체 밸런스, 순간 가속과 제동력 등을 빠르게 몸으로 익힐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6세대 M3와 M4 모델에는 8단 M 스텝트로닉 스포츠 변속기가 탑재되어 있다. 이전 모델의 7단 M DCT 변속기가 주는 빠릿빠릿함은 줄었지만,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빠른 변속감각을 만들어냈다. 또한 드라이브로직(Drivelogic) 기능을 적용해 취향에 따라 변속 시점을 세 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최대 출력이 이전 모델 대비 60마력이나 늘어나 슬라럼, 원선회, 급제동, 급차선 변경 코스 등이 짧은 구간에 모두 담겨 있는 짐카나 코스에서 타면 탈수록 더 재미있고 파워풀한 주행 질감을 유지했다.
BMW M3, M4에 장착된 드리프트 분석기.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이어진 드리프트 프로그램에서는 6세대로 진화한 M3와 M4의 특징을 가장 잘 느낄 수 있었다. 드리프트란 인위적으로 오버스티어 상황을 만들어 차체를 미끄러뜨린 후 코너를 도는 고급 기술이다. 6세대 M3와 M4에는 신형 M 트랙션 컨트롤 프로그램이 장착되어 있다. 운전자의 취향에 따라 10단계로 트랙션을 실시간으로 조절하는 것이 가능해 드리프트를 더 쉽게 연습할 수 있다. 드리프트 거리와 시간을 분석해주는 M 드리프트 분석 기능도 장착되어 있다.
직선구간에서 가볍게 200km 기록
마지막으로 M3와 M4를 번갈아 타며 모든 성능을 즐길 수 있는 서킷 시승이 이어졌다. BMW 드라이빙센터는 짧은 연속 코너로 이뤄진 구간이 많은 꽤 까다로운 코스다. 신형 M3와 M4를 타면 일반 차량에게는 너무도 어려운 이 연속 코너들을 쉽게 빠져나갈 수 있다. 드라이빙 실력이 향상된 것이 아니라 민첩한 핸들링 성능과 최상의 구동력, 더 단단해진 차체, 넓은 윤거를 갖도록 설계돼 코너에서도 극도로 높은 한계 주행 성능을 발휘하도록 한 M3와 M4의 기술력 덕분이다.
BMW M3와 M4에 장착된 M 카본 버킷 시트.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M3와 M4의 제로백 성능은 5세대 4.1초에서 3.9초로 줄었다. BMW 드라이빙센터에서 가장 긴 직선 구간에서 일반 차량은 최고 속도 180km, 고성능 M5 모델은 200km 정도를 기록하는데, M3와 M4 역시 이전 모델보다 더 강력해진 출력과 토크 덕분에 쉽게 200km를 기록했다.
M3와 M4는 디자인으로는 확연하게 구분되지만 성능면에서는 차이가 없다. 개인적으로는 정통 세단의 모습을 하고, 엄청난 성능을 뿜어내는 M3 쪽이 더 마음에 든다. 물론 어느 쪽을 선택해도 가질 수만 있다면 성공한 인생일 것이다. M3 컴페티션 세단은 1억2170만 원, M4 컴페티션 쿠페는 1억2270만 원(부가세 포함 개별소비세 3.5% 인하 적용 가격)이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