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신경마비에 한약 치료…한방 우수성 알린다

입력 2021-05-2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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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자생한방병원 전경. 사진제공|자생한방병원

‘한방 과학화’ 전진기지,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한약재 택란, 신경치료 효과 입증
국제학술지 논문 100건 이상 게재
방대한 임상 데이터 기반 연구 진행
시장 선점 위해 개발 협력도 꾸준
최근 SCI(E)급 국제학술지 ‘Journal of Inflammation Research(IF=4.953)’의 4월호에는 현대인에게 자주 발생하는 안면신경마비에 대한 논문이 실렸다. 눈과 입 주변 근육이 마비되어 얼굴이 비뚤어지고 감각에 이상이 생기는 안면신경마비 환자에 대한 한약재 택란의 신경치료학적 효과를 연구한 실험논문이다. 한의학계에서 요즘 역점을 두는 ‘한방의 과학화’를 보여주는 주요 성과인 이 논문을 발표한 곳이 바로 자생척추관절연구소(JSR)이다.

지난해 SCI(E)급 학술지 논문 100건 돌파

자생척추관절연구소는 자생의료재단이 1999년 설립한 자생생명공학연구소가 전신이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연구소는 20년 넘게 한방의 표준화와 과학화에 집중하고 있다. 자생척추관절연구소가 지향하는 ‘한방의 과학화’는 한방치료의 우수성을 현대 의학의 언어로 재해석하는 작업이다.

안면신경마비 환자용 와사해표탕의 주요 약재인 택란의 신경치료학적 효과 연구논문을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김현성 선임연구원. 사진제공|자생한방병원


이번 논문의 주제인 택란의 경우 자생한방병원 안면신경마비 클리닉의 대표처방인 와사해표탕에 사용하는 주요 한약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안면신경마비 환자는 18만8806명이며 이중 한방진료 환자가 9만9342명이다. 양방진료보다 1만여 명이나 높다. 한방진료에 대한 안면신경마비 환자의 선호도가 높은 상황에서 이번 논문처럼 진료에 대한 과학적 입증은 환자와의 소통에 도움을 주고 한방치료를 세계에 알리는 기본 바탕이 된다.

자생척추관절연구소가 이런 논문을 발표할 수 있는 데는 전국 21개 자생한방병원, 한의원의 방대한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구를 계획하고 시행하기 때문이다. 전국적으로 모집하는 장기치료 경과에 대한 연구, 대규모 임상 데이터를 활용한 실용적 연구는 자생척추관절연구소의 큰 특징이다. 또한 임상에서 필요로 하는 연구에 집중한다. 한약, 약침 등 한방치료법은 임상에서 많이 활용되고 안전성과 유효성 등이 경험적으로 입증됐지만 여전히 연구과제가 많다.

2013년 발표한 자생의 고유치료법 동작침법(MSAT)에 관한 RCT 연구는 급성요통 치료 효과가 진통제보다 5배 높다는 결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해 통증 분야 학술지 ‘페인’에 게재됐다. 2016년 국제학술지 ‘스파인’에는 요추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 환자 128명을 5년간 장기 추적 관찰한 논문이 실리기도 했다.

지난해는 SCI(E)급 국제학술지에 게재한 논문이 100건을 돌파했다. 한방척추 전문병원에서 100편 이상의 국제적 논문을 게재한 것은 이례적이다.

1999년 설립돼 20년 넘은 역사를 자랑하는 자생 척추관절연구소. 사진제공|자생한방병원


334조 미래 글로벌 시장 선점 노력
자생척추관절연구소는 해마다 급성장하는 보완 대체의학 시장의 선점을 위한 연구 개발에도 노력하고 있다. 보완 대체의학은 현대 서양의학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보통 ‘CAM’(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으로 불린다.

미국의 시장 분석·컨설팅 회사인 그랜드뷰 리서치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세계 보완 대체의학 시장 규모는 약 692억 달러(78조1268억 원)로 앞으로 8년간 19.9%의 연평균 성장률(CAGR)을 기록해 2027년에는 2960억 달러(334조1840억 원) 규모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소는 자생한방병원의 인적 물적 자원과 국내외 협력기관을 연계한 메디클러스터를 구축해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기술의 산업화를 통한 부가가치 창출에 노력하고 있다. 그 결과 녹십자와 척추 관절 질환 치료약인 국내 4호 천연물신약 ‘신바로캡슐’을 공동연구해 시판하고 있다. 서울대 약대 천연물과학연구소와는 골밀도 감소를 억제해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생약복합물 ‘연골보강환’(JSOG-6)을 공동연구해 효능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이밖에 한방병원 임상시험 종사자교육 실시기관으로 지정받는 등 한의학의 연구 저변을 넓히고 연구 인프라를 확충하는 데도 노력하고 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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