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리포트] 철저한 전략, 딱 맞은 타이밍…NC 보호선수는 25인+α

입력 2021-05-21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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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이동욱 감독. 스포츠동아DB

외부 프리에이전트(FA)를 영입한 팀에는 언제나 보상선수라는 그림자가 뒤따른다. 20인 보호명단 외 보상선수 1명은 구단 입장에서 여간 부담스러운 존재가 아니다. 확실한 카드가 아니라면 보상선수 때문에라도 영입을 주저하는 경우가 잦다. 그런 의미에서 NC 다이노스는 덜 어렵게 보호명단을 꾸릴 수 있게 됐다. 철저한 전략에 타이밍까지 맞은 덕이다.

NC는 20일 FA 이용찬과 3+1년 최대 27억 원(계약금 5억·보장 14억·옵션 13억)에 계약했다. 구단 역사상 최초의 투수 FA 영입이다. 이용찬 전까지 NC가 맺은 총 13명의 FA 계약 모두 야수에 집중돼있었다. 이용찬은 21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 앞서 호텔에서 선수단 상견례 예정이다.

이제 원 소속팀 두산 베어스와 NC의 치열한 눈치 싸움이 시작됐다. 이용찬은 FA A등급이다. NC는 원 소속팀 두산에 지난해 연봉(4억2000만 원)의 300% 또는 200%와 20인 보호선수명단 외 1명을 보상해야 한다. KBO가 이용찬 계약을 승인한 뒤 이를 공시하면, NC가 사흘 이내에 20인 보호선수 명단을 두산에 넘겨줘야 한다. 두산은 다시 사흘 뒤까지 20인 외 보상선수를 확정해야 한다. KBO는 20일까지 이용찬 계약을 공시하지 않았다. NC는 빨라도 24일 오후까지 고민할 시간이 있다.

NC 이용찬. 스포츠동아DB


리그 최강의 뎁스를 구축한 팀이기 때문에 코어 유망주 내지 즉시전력감의 유출은 불가피하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겨울 NC의 움직임에는 의미가 있다. NC는 지난 시즌 종료 후 투수 배재환 최성영, 포수 김형준, 외야수 김성욱을 상무 야구단에 입대시켰다. 모두 팀의 코어 유망주들이다.

군 보류 선수는 자동보호 대상이다. 만일 NC가 이들의 입대 전 이용찬을 영입했다면, 모두 20인 보호명단에 묶일 만한 선수들이다. NC로서는 네 자리를 확보한 셈이다. 이동욱 NC 감독은 “지난 겨울에도 이용찬 영입 이야기가 나왔다. 하지만 그때 계약했다면 지금 입대한 선수들을 다 빼앗길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숨통이 트인다”고 밝혔다. 이들이 상무에 합격한 시점은 2월 3일이다. 시점이 절묘했다.

여기에 긴 호흡으로 유망주를 육성하는 기조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NC는 2020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로 지명한 정구범을 지난해 등록선수에서 육성선수로 전환했다. 재활 중인 시점이었는데 당장 급하게 쓰기보단 조금 더 길게 보고 키우겠다는 의미였다. NC는 실제로 다이노스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들로 시즌 운영의 큰 틀을 짠다. 순간적으로 필요하다고 해서 끌어 쓰는 방식을 지양한다. KBO 규약상 육성선수는 FA 영입시 자동보호 대상이다. 물론 정구범의 육성선수 전환이 FA 영입을 위한 포석인 것은 아니지만, 구단의 긴 호흡이 덕을 본 케이스다. NC도 정구범 등 육성선수들이 자동보호임을 인지한 채 명단 작성 시뮬레이션 중이다.

NC 핵심 관계자는 “계약 이전부터 프런트와 현장이 의견을 모아 여러 차례 보호선수 시뮬레이션을 거쳤다. 또 남은 시간 동안 다양한 경우의 수를 생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창단 첫 투수 FA. NC는 출혈까지 최소화하며 이용찬을 맞이할 준비 중이다.

잠실|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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