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가 흔든 ‘반중 정서’…중국풍 PPL에 시청자들 원성

입력 2021-06-03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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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드라마 ‘빈센조’에서 중국 비빔밥 PPL로 논란이 된 장면.

‘반중(反中) 정서’가 방송가를 뒤흔들고 있다

최근 중국풍 소품이 등장하거나 간접광고(PPL) 등 중국 자본이 투입된 드라마에 대한 시청자 거부감이 커지면서 각 제작진이 관련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대응책 마련에 바쁘다.

5월26일 방송을 시작한 tvN ‘간 떨어지는 동거’는 중국 OTT(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 아이치이의 첫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라는 점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제작진은 “시청자 정서를 최우선으로 고려할 것”이라며 중국 제품 PPL 장면을 모두 삭제했지만, 일부 시청자는 “중국 기업의 제작 지원은 여전하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키웠다. 코믹 요소 등으로 호평을 받은 드라마의 시청률이 1회 5.3%(이하 닐슨코리아)에서 2회 4.3%로 낮아진 현상도 관련 논란과 무관치 않다는 시선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앞서 tvN ‘빈센조’도 중국 비빔밥을 PPL로 등장시켰다 논란에 휩싸였다. 제작진은 곧바로 해당 장면을 지웠고, 주연 송중기도 “실망을 안겨드려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중국 추리소설 ‘동트기 힘든 긴 밤’을 리메이크한 JTBC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 동명의 중국 웹소설을 원작 삼은 ‘잠중록’ 등은 아예 방영 전부터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이에 각 제작진은 주요 소재와 굵은 줄거리만 유지하고 내용을 전면 각색할 방침이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김원동 한중콘텐츠연구소 대표는 2일 “세계 각국이 글로벌 영향력을 키우기 위한 수단으로 콘텐츠산업을 내세우면서 특히 대중문화 분야에서 양국 국민의 정서적 갈등이 폭발하는 양상”이라며 “중국을 포함한 해외 기업의 투자와 선(先)구매 등이 없이 제작비를 감당하기 힘든 제작사들은 곤혹스러운 상황일 것”이라고 밝혔다.

김공숙 안동대 한국문화산업전문대학원 융합콘텐츠학과 교수도 “제작사와 제작진이 더 주의를 기울이고, 깊이 있는 역사적 이해를 토대로 콘텐츠를 만드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대중의 정서적 저항을 제작자들이 완전히 해결할 수는 없다”면서 “정부의 적극적인 외교적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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