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하거나 발랄하거나…‘퀴어 로맨스’의 변신은 무죄

입력 2021-06-25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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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드라마 ‘마인’의 한 장면. 사진제공|tvN

tvN ‘마인’ 김서형 성소수자 등장 반전
영화 ‘메이드 인 루프탑’은 남성 동성애
최근 스크린과 안방극장에서 동성애 코드가 변주의 폭을 넓히고 있다. 과거 대체로 불안정하고 어둡게 그려진 이야기가 발랄한 청춘로맨스나 멜로의 중심축으로 떠오르면서 신선함을 더한다.

27일 종영하는 tvN 토일드라마 ‘마인’이 대표적이다. 재벌가 맏며느리로 출연 중인 김서형은 성 소수자 설정으로 반전과 멜로의 서사를 이끌고 있다. 주연 캐릭터가 성 소수자로 등장하는 드라마는 이례적이어서 더욱 시선을 모은다. 시청률도 9.4%(닐슨코리아)까지 치솟았다.

극중 김서형은 과거 연인이었던 김정화와 가슴 아픈 사랑을 드러내는가 하면, 승계 다툼을 벌이는 시동생 이현욱으로부터 ‘동성애 전력을 폭로하겠다’는 협박을 받아 위기감을 고조시킨다. 시청자 사이에서는 케이트 블란쳇과 영화 ‘캐롤’에서 멜로 연기를 펼쳐 2015년 칸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은 루니 마라에 비견된다는 극찬도 나왔다. 김서형은 ”(동성애 요소에 대한)고민도, 부담감도 없었다”며 “멜로가 왔으니 잘 해야지 하는 마음 밖에는 없었다. 멜로 연기의 재미를 알았다”고 말했다.

23일 개봉한 영화 ‘메이드 인 루프탑’은 20대 남성 동성애자의 로맨스를 코믹하고 발랄하게 담아냈다. 친구 사이인 성 소수자 이홍내와 정휘가 저마다 펼치는 연애 스토리를 그린다. 각자의 연인과 ‘썸’을 타고 ‘밀당’(밀고 당기기)을 하는 이들의 간질거리는 감성이 여느 청춘로맨스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출자 김조광수 감독은 24일 “최근 20대 성 소수자들이 10대 시절 이미 성 정체성 고민을 끝내고, 사랑과 일에 더욱 집중하는 모습에 초점을 둔다면 로맨틱 코미디 장르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며 “이를 통해 좀 더 많은 관객과 소통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기획했다”고 밝혔다.

유튜브와 OTT(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도 동성애 요소의 웹 드라마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최근 넷플릭스로 공개돼 주목 받은 ‘나의 별에게’에 이어 ‘새빛남고 학생회’가 29일 유튜브 채널 ‘콕TV’로 공개된다.

2월 SBS가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방영하며 동성 키스 장면을 삭제하는 등 여전히 성 소수자에 대한 일각의 편견의 시선이 드러나기도 하지만, 최근 영화와 드라마의 시도는 시청자와 관객이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더욱 가깝게 받아들일 기회가 될 전망이다. 김조광수 감독은 “즐겁고 유쾌한 작품은 성 소수자를 억압 받는 피해자가 아닌 당당한 사회의 주체로 인식하게 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며 “성 소수자 소재가 대중적으로 소비되는 흐름에 따라 앞으로 더 다양한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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