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인터뷰] NC 캡틴에게 집행검 받은 ‘센터’ 막내, “데뷔전? 긴장보다 설렘”

입력 2021-06-28 10: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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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김주원(가운데)은 경기 시작 전 형들을 웃게 만드는 마스코트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 후 양의지의 집행검 세리머니를 수줍게 따라하는 막내. 형들은 물론 올해 고졸신인 김주원의 긴장도 그렇게 풀린다. 사진제공 | NC 다이노스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이 모여 간단한 이야기를 나눈 뒤 하루에 대한 의지를 자리는 자리. 일반적으로 최고참 혹은 주장이 “잘해보자”는 말을 하는 정도다. 하지만 최근 창원NC파크 1루 덕아웃엔 앳된 얼굴의 선수가 이 역할을 대신한다. 이에 그치지 않고 지난해 우승 확정 직후 세리머니를 똑같이 흉내낸다. 김주원(19·NC 다이노스)은 양의지(34)에게 집행검을 건네받고, 박석민(36)의 박수를 받으며 2군 티를 벗고 있다.


2021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로 NC에 입단한 김주원은 2군 40경기에서 타율 0.288, 1홈런, 10타점, 2도루를 기록했다. 2루수와 유격수를 모두 소화할 자원. 팀의 미래로 점찍고 육성에 나서던 중 생각보다 일찍 1군에서 자리가 생겼다. 24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박준영이 팔꿈치 통증으로 말소되며 김주원이 콜업됐다. 이동욱 감독은 “기본기가 탄탄하고 수비 센스가 좋은 선수”라고 그를 소개했다.


적어도 수비에서만큼은 건실하다는 장점을 보여주는 데 2경기면 충분했다. 김주원은 26일 창원 SSG 랜더스전에 대수비로 투입됐고, 타석까지 소화했다. 10-10으로 맞선 연장 11회말 2사 2루, 김주원은 김상수의 초구를 그대로 노려쳤다. 1루수 제이미 로맥의 호수비로 땅볼 처리. 김주원은 아쉬움을 삼켰다. 27일 경기에서는 아예 9번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출장했다. 비록 2타수 무안타로 침묵한 뒤 교체됐지만 수비에서 안정적인 타구처리를 해냈다.


이날 경기 전 만난 김주원은 “데뷔전은 생각보다 긴장이 많이 안 됐다. 설레는 게 더 컸다. 자신 있게 플레이할 수 있었다. 정말 재밌었다. 자신 있게 내 플레이 하려고 마음먹었다. 할 때 만큼은 순간 집중하는 편이라 그런 것 같다”고 설명했다. 1군과 2군은 분위기부터 다르다. 김주원은 “팬들이 계시고 함성이 들리니 경기에 집중이 잘 된다. 이기려는 분위기가 확실히 느껴져서 더 재밌다”고 강심장을 과시했다.

NC 김주원이 27일 창원 SSG전에 앞서 인터뷰를 진행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창원 | 최익래 기자


1군 콜업 직전, 손시헌 퓨처스 팀 코치와 2군에 내려와있던 박민우는 “2군에서 했던 것처럼 자신 있게 하면 된다”는 말로 긴장을 풀어줬다. 김주원은 “최대한 기죽지 않고 자신 있게 하자고 마음먹었다”며 대선배와 코치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여기에 박석민과 양의지의 센스까지 더해졌다.


콜업 첫날, 박석민은 경기 전 파이팅 시간에 김주원을 센터로 보냈다. 이날 결과는 6-4 승리. 이때문인지 창원 SSG 3연전에서 센터는 언제나 김주원 몫이었다. 양의지는 집행검 모형을 공수해와 김주원에게 건넸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 확정 후 양의지가 그랬던 것처럼, 김주원은 선배들 한가운데에서 집행검을 번쩍 들었다. 박석민은 “젊은 선수가 1군에 올라 오면 분위기가 어색할 텐데 풀어주려고 했다. 그 덕인지 성적이 좋다. 연승 끊기기 전까진 계속 할 것”이라며 웃었다. 김주원도 그 덕에 긴장이 풀렸다며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롤 모델을 묻자 “국적별로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한국에선 손시헌 코치, 푸에르토리코에선 프란시스코 린도어(뉴욕 메츠), 일본에선 겐다 소스케(세이부)를 닮고 싶다고. 장점이 보이면 무엇이든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욕심이 가득하다. 김주원은 “안정적으로 수비를 잘하고, 타석에서도 필요할 때 하나씩 쳐주는 선수로 보이고 싶다”는 패기로 인터뷰를 마무리 했다.

창원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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