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올레길] ‘혈전 위험’ 하지정맥류 환자, 코로나 백신 접종해도 될까?

입력 2021-06-29 09: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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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병원 정맥류센터 김건우 원장(인터벤션 영상의학과 전문의)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는 A씨(55세, 주부)는 여름철을 앞두고 하지정맥류 치료를 고민하고 있다. 더워진 날씨에 다리부종이 평소보다 유독 심해졌고, 밤마다 저리는 증상이 반복되어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짧아진 옷에 드러난 다리의 울퉁불퉁 튀어나온 혈관도 외출 시 무척 신경 쓰였다.


그러던 중 최근 국민을 대상으로 코로나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일부 백신이 혈전증을 일으킬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 혈전이란 혈관 내에서 혈액이 굳어진 덩어리를 말하며, 혈전증은 혈전으로 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질환을 일컫는다. 정상인들보다 혈전 합병증 위험이 있는 하지정맥류 환자들은 백신 접종을 앞두고 부작용에 대한 걱정과 우려가 크다.


하지정맥류 진료가 많아지는 요즘 코로나 백신 접종 시기와 겹쳐 혈전 부작용을 걱정하고 문의하는 사람들이 많다. 정상인과 비교해 하지정맥류 환자들이 혈전증 위험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백신 접종 후 혈전 부작용과는 발생기전과 원인이 전혀 다르므로 안심하고 접종해도 된다.


하지정맥류 합병증인 심부정맥혈전증은 정맥의 혈류 장애로 혈액이 응고되어 혈전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주로 다리 부위에 발생한다. 장시간 비행기 여행 시 좁은 좌석에 오랫동안 앉아 있을 때 잘 발생한다고 해서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반면 백신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 있는 혈전증은 우리 몸의 혈액 응고 시스템이 파괴되어 뇌, 복부 쪽으로 혈전이 발견되는 양상으로 해부학적 위치 자체도 하지정맥류 합병증과는 전혀 다른 질환이다.


따라서 다리의 불편 증상과는 상관없이 안심하고 코로나 백신을 접종해도 무방하다. 다만 하지정맥류 치료를 앞두고 있다면 발열, 근육통 등 백신 접종 후유증이 나타날 것을 고려하여 접종 전후 2~3일 정도 간격을 두고 충분한 휴식 후 치료를 받는 것을 권한다.


하지정맥류는 진행 정도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치료할 수 있다. 최근에는 수술적 치료를 대신한 레이저, 고주파, 베나실, 클라리베인 등 비수술 치료가 있어 신체부담이 훨씬 덜하다. 피부 절개나 전신마취 없이 작은 바늘구멍만을 내어 침습 범위가 적고 회복이 빠르며, 통증도 적기 때문에 바쁜 직장인들의 수요가 높다. 초기에 치료를 받으면 정맥순환 개선제를 복용하거나, 의료용 압박스타킹 착용만으로도 관리할 수 있으므로 증상이 있다면 하루빨리 병원에 방문해 보는 것이 좋다.


하지정맥류 환자가 백신을 맞는다고 해서 특별히 혈전 위험이 있는 것은 아니며, 코로나 백신에 따른 혈전 발생 확률은 극히 드물다. 하지정맥류 치료를 앞둔 경우라 하더라도 요즘은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는 치료가 많으므로, 증상을 방치하지 마시고 전문의와 상의 후 치료와 백신 접종 일정을 계획하면 된다.

민트병원 정맥류센터 김건우 원장(인터벤션 영상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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