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차가운 얼음의 열기’와 ‘바닥없는 심연’, 클라라주미강·김선욱 베토벤 바이올린소나타 전곡연주

입력 2021-07-11 17: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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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과 기름이 만나면 갈라서고 말지만 불꽃과 불꽃이 만나면, 더 크고 뜨거운 불꽃이 된다.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과 피아니스트 김선욱. 이름의 무게감이 만만치 않다. 두 사람 앞에는 베토벤이라는 거대한 산이 기다리고 있다. 누가 먼저 정상에 오를까. 혹은 함께 오를까.

클라라 주미 강과 김선욱이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연주에 나선다. 9월 12일(오후 5시), 14일(오후 7시30분), 15일(오후 7시30분) 3일에 걸친 대장정이다.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을 베토벤의 ‘즙’으로 흥건히 적시게 될 것이다.

클라라 주미 강의 요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이미 5월에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작품 전곡을 연주했다. 세계적인 코로나 팬데믹 이후 침체된 클래식 공연계에서 이런 과감한 프로젝트를 시도하는 아티스트를 보기 힘들어졌다.

바흐가 오롯이 바이올린만으로 무대를 채워야했다면 이번엔 김선욱이라는 든든한 조력자가 함께 한다. “베토벤은 껍질을 벗겨내면 낼수록 없어지는 게 아니라 점점 더 커진다”고 했던 김선욱이다. 그는 “베토벤은 악보에 있는 음표가 모든 것을 말해주지 않는다”는 말도 했다. 김선욱의 베토벤이 각별하고, 달리 감상되는 비밀이 여기에 있을지 모른다.

김선욱이 4월에 출시한 베토벤 후기 피아노 소나타 음반은 BBC 뮤직매거진으로부터 “눈부시도록 아름답게 연주된 숭고한 음악이 담긴 음반”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클라라 주미 강의 바이올린이 ‘차가운 얼음이 뿜어내는 열기’라면 김선욱의 피아노는 ‘바닥을 알 수 없는 심연’과 같다. 두 사람의 연주 스타일과 개성이 사뭇 달라 섞어 놓으면 비빔밥보다는 쌈이 될 것 같지만 이런 상상만으로도 9월이 너무 멀게 느껴진다.

클라라 주미 강과 김선욱은 예술의전당에서의 콘서트 외에도 부평, 고양, 울산, 여수 등 전국 공연도 예정하고 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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