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김하율 소설집 ‘어쩌다 가족’…폴앤니나의 소설 시리즈 4탄

입력 2021-07-21 15: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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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하율 소설집 ‘어쩌다 가족’ (김하율 저 | 폴앤니나)

어쩌다 이 책을 손에 쥐게 되었단 말인가. 책을 읽는 동안 내 인생의 일부가 이렇게 순식간에, 재미있게 녹아버린 것은 오랜 만의 경험이었다.



‘실천문학’ 신인상으로 데뷔한 작가 김하율의 첫 소설집. 데뷔 초기부터 최근작까지 김하율의 작가적 정체성이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 일곱 편을 골라 묶었다. 이 책의 제목 ‘어쩌다 가족’은 일곱 편 중 가장 먼저 독자와 만나게 되는 첫 편의 제목이기도 하다.

‘어쩌다 가족’의 주인공은 성태와 유정 부부. 혼인신고를 한 지 7년 1개월이 되었다. 그런데 집을 사기 위한 신혼부부 특공은 7년 이내란다. 게다가 아이도 없어 다자녀 특공도 강 건너 이야기.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신혼이 왜 생애 한 번뿐이지?”하는 의문이 드는 것이 아닌가. “다시 결혼하면 되잖아!”.

두 사람은 이민사기를 당해 서울 시내 모텔을 전전하는 우크라이나 출신 빅토르 가족을 섭외한 뒤 각각 이혼을 하고 서로의 상대방과 재혼한다.

하지만 만만찮은 부동산 감독원 조사관은 시도 때도 없이 이들의 집을 방문해대고, 설상가상 빅토르 가족은 아파트의 절반 지분을 요구하고 나선다. 과연 성태, 유정 부부는 무사히 아파트를 지켜낼 수 있을까.

일곱 편의 단편은 김하율 표 농담과 상상력으로 가득하다. 읽는 내내 깔깔대다가도 종종 ‘도대체 이런 상상을 할 수 있는 김하율이란 작가는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진다.



작가 김하율이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는 결국 표제작의 제목에서 드러나듯 ‘가족’이다. 이 책은 가족으로 시작해 가족으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가족과 그 가족이 유지되는 사회적 시스템에 대한 탐구로 넘쳐난다.

‘어쩌다 가족’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으로부터 2021년 우수출판콘텐츠로 선정됐다. 다정하고 깊은 책을 만드는 폴앤니나(대표 김서령)의 ‘폴앤니나 소설 시리즈 004’이기도 하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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