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결산] <하> ‘포스트 도쿄’ 메달 종목 다변화&명확한 체육정책 수립하자

입력 2021-08-1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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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1년 연기와 사상 초유의 무관중까지, 말 많고 탈 많던 2020도쿄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극복한 지구촌의 성대한 축제로 삼으려고 한 이번 올림픽은 대회 자체만을 놓고 보면 성공적이진 않았다. 그래도 태극전사들의 열정과 도전은 그 자체로 충분히 아름다웠다. 오랜 땀과 노력의 결실에 국민 모두가 아낌없는 찬사와 갈채를 보냈다. 물론 감동만 가득하진 않았다. 메달이나 결과와 관계없이 활짝 웃은 이들이 있는 반면 누군가는 고개를 숙여야 했다. 도쿄올림픽을 3회에 걸쳐 정리한다.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은 금메달 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0개로 종합순위 16위에 올랐다. 목표했던 금메달 7개도, 10위권 진입도 이루지 못했으니 ‘성공한 대회’로 보기는 어렵다.
가장 안타까운 사실은 메달 종목의 편중이다. 도쿄대회의 33개 정식종목 중 한국 선수단은 29개 종목에 출전했고, 입상에 성공한 종목은 8개다. 양궁(금4), 펜싱(금1·은1·동3), 체조(금1·동1)에서 금메달이 나왔고 태권도(은1·동2), 유도(은1·동2), 사격(은1), 배드민턴(동1), 근대5종(동1)에서 나머지 메달을 얻었다.

전통적 효자종목 중 자존심을 지킨 것은 양궁과 펜싱뿐이다. 사격, 태권도, 유도 등은 고개를 숙였다. 특히 역대 가장 많은 6명의 선수가 나선 태권도는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2000년 시드니대회 이후 처음 ‘노 골드’에 그쳐 충격을 더했고, 여자골프도 침묵했다. 선수단의 사기와 분위기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구기종목에선 4강에 오른 여자배구만 선전했다.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 메달 종목을 최대한 늘려야 한다는 체육계 안팎의 목소리가 높다. 효자종목들은 더욱 강화하되, 메달 획득을 기대할 수 있는 종목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행히 희망은 있다. 최초의 동메달리스트(전웅태)를 배출한 근대5종 외에 수영, 육상, 스포츠클라이밍 등에서 가능성을 엿봤다. 패기 넘치고 자신만만한 Z세대의 등장이다. 수영에는 남자 자유형 200m 예선에서 1분44초62의 한국기록 및 세계주니어기록을 세운 뒤 자유형 100m 준결선에서 47초56을 찍은 황선우가 있고, 남자 다이빙 3m 스프링보드 4위 우하람도 있다. 육상 남자 높이뛰기의 우상혁은 2m35의 한국기록으로 4위를 차지했다.

스포츠클라이밍의 서채현도 결선 8위로 희망을 부풀렸다. 탁구 신유빈, 배드민턴 안세영과 3년 뒤 파리대회에 등장할 브레이크댄스 역시 주목할 만하다. 신치용 진천선수촌장은 “어린 선수들이 선전했으니 우리 엘리트스포츠도 다시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론 막연한 기대만으로는 갈증이 해소되지 않는다. 철저한 대비가 필수다. 체육정책의 방향부터 명확해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올림픽 남북공동개최 등의 대형 프로젝트 실현 못지않게 내실 다지기에 공을 들여야 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이 바뀌어 그나마 ‘잘되던 것’, ‘잘하던 것’마저 유지되지 않는다면 곤란하다.

연간 4000억 원 규모의 예산을 집행하는 대한체육회 역시 확실한 기준에 따라 산하 경기단체들을 지원해야 한다. 단순한 지원금 분배로는 한계가 있음을 모두가 알고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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