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상우가 말하는 김기동 감독, 그리고 송민규 떠난 포항

입력 2021-08-20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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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강상우.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대한민국 성인 남성에게 군 복무 시절은 굳이 돌아보고 싶지 않은 시간이지만, 강상우(28·포항 스틸러스)는 15일 수원FC전 맹활약 이후 “작년 상무 때 느낌이 나더라”고 회상했다. 2020시즌 상주 상무에서 측면 공격수로 뛰며 7골·5도움을 올린 그는 8월 전역 후 포항에서도 기세를 이어가며 K리그1(1부) 도움왕(12개)에 올랐다.


1년여가 흐른 이달 15일 강상우는 수원FC전에 풀백이 아닌 왼쪽 윙어로 출전해 1골·1도움을 올리며 팀의 3-1 승리에 앞장섰다. 전반 15분 선제골을 넣고 김기동 포항 감독에게 달려가 안겼다. 강상우는 스포츠동아와 통화에서 “감독님이 15분까지 공격에서 잘하는지 지켜보겠다고 하셨는데 딱 그때 골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수원FC전 승리는 포항에 1승 이상의 의미가 있다. 경기력 저하와 송민규(22·전북 현대)의 이적 과정에서 불거진 잡음 등으로 인해 망가진 팀 분위기를 회복하는 계기였다. “결과도 좋았고 골을 많이 넣어 긍정적”이라고 수원FC전을 평가한 강상우는 “흐름이 좋은 팀을 이겨서 모두 자신감을 얻었다”며 달라진 선수단 분위기를 전했다.


군 복무 시기를 빼면 포항에서만 뛴 강상우는 “신뢰가 쌓일 수밖에 없다”며 팀의 레전드인 김 감독과 유대관계를 강조했다. “입대 전엔 수석코치님, 작년엔 감독님으로 만났는데 ‘더 큰 선수로 만들어주겠다’고 하셨다”고 밝힌 그는 “포항이 어렵다고 해도 리그 최소 실점 2위(24골)고, 3위 수원 삼성(승점 34)과 승점이 같다”며 김 감독의 지도력에 굳건한 믿음을 보냈다.

포항 김기동 감독.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강상우는 송민규의 공백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이적 과정에서 사령탑의 의견이 배제되면서 생긴 논란과는 별개로 에이스의 이탈에 ‘이제 포항엔 강상우밖에 없다’는 말까지 나왔다. “내 능력을 인정해주는 말이라 감사하지만 포항에는 여전히 좋은 선수들이 많다”며 겸손함을 보였지만, “다만 경기 내용과 결과가 안 좋을 때마다 (송)민규 이야기가 나올까봐 걱정된다”며 우려를 표했다.


강상우는 팀 득점이 지난 시즌 1위(56골)에서 올 시즌 9위(25골)까지 떨어진 문제의 해결도 자신했다. “시즌 초에 기대치가 높았다. 골을 많이 넣어야 한다는 부담이 많아 부작용이 나타났다”며 “본 포지션에서 뛰는 선수들이 많지 않은데 적응하는 단계고, 조금씩 좋아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이제 임상협(33)이 강상우와 함께 포항 공격을 책임진다. 임상협은 최근 2주간의 부상 공백을 깨고 수원FC전을 통해 복귀해 강상우의 프리킥을 헤더골로 완성하는 등 멀티골을 뽑아냈다. 강상우는 “처음에 누가 골을 넣은 줄 몰랐는데 잘생긴 사람이 뛰어오는 것을 보고 (임)상협이 형인 걸 알았다”며 “앞으로도 좋은 플레이를 위해 초콜릿이나 식사 대접으로 마음을 표현하겠다”고 약속했다.


포항은 9월 A매치 휴식기 전까지 FC서울, 전북, 수원을 만나는 강행군을 치른다. 특히 25일과 다음달 1일에는 1주일 간격으로 2번의 전북전을 앞두고 있다. 강상우는 “일단 이번 주 경기만 생각하고 있다”며 “(상위권 도약의) 좋은 기회를 잘 살리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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