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그 저지 공조했던 FIFA-UEFA, 월드컵 2년 주기 개최 놓고는 대립

입력 2021-09-07 15: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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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센 벵거 FIFA 글로벌 축구발전 책임자(왼쪽), 알렉산더 세페린 UEFA 회장.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유러피언 슈퍼리그(ESL) 저지를 위해 손을 잡았던 국제축구연맹(FIFA)과 유럽축구연맹(UEFA)이 월드컵 개최주기 변경을 놓고는 대립하고 있다.


UEFA는 월드컵을 기존의 4년이 아닌 2년 주기로 개최할 수 있다는 FIFA의 계획에 반기를 들었다. 알렉산더 세페린 UEFA 회장은 7일(한국시간) 유럽프로축구클럽협회(ECA) 총회에 참석해 “보석의 가치는 희귀성 때문에 유지된다”며 “월드컵이 2년마다 열리면 권위가 약해진다”고 주장했다.


아르센 벵거 FIFA 글로벌 축구발전 책임자는 4일 “월드컵을 2년마다 개최해 축구의 질을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FIFA는 이미 5월 사우디아라비아축구협회의 제안으로 월드컵 2년 주기 개최의 타당성을 조사하고 있다.


세페린 회장은 “선수들은 매년 여름 월드컵으로 인해 체력을 소비하는 데 시간을 보낼 것”이라며 추가적 문제도 지적했다. FIFA가 월드컵 예선 일정을 3월과 10월 한꺼번에 치르고, 선수들의 휴식을 보장하는 방법도 강구하겠다고 했지만 UEFA를 포함한 여러 대륙과 국가의 연맹 및 협회의 반발이 예상된다.


올해 4월 힘을 합친 바 있기에 FIFA와 UEFA의 충돌에 더 눈길이 간다.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유벤투스(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 빅클럽들은 ‘축구를 살리자’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독립적 리그인 ESL 창설을 선언했다. 이 때 FIFA와 UEFA는 강력한 제재를 시사하며 ESL를 와해시켰다.


불과 5개월 만에 양측이 대립하고 있다. 그 이면에는 세계축구계의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한 힘 싸움이 있다. FIFA는 명실상부 최고의 단체로서 위상을 지키기 위해 월드컵 등 주관 대회의 영향력을 키우려 하고 있다. 반면 챔피언스리그와 유로대회를 앞세워 몸집을 키운 UEFA는 2018년 네이션스리그를 출범시켜 유럽축구에 대한 FIFA의 영향력을 약화시켰다. 2년 주기 월드컵 개최는 양측의 세력균형에 또 한번 파란을 몰고 올 수 있다.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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